장기기증인의 어머니가 이식인 만나자… "딸아 보고싶었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0.01.20 12:00

2016년 장기기증해 27명 새 삶 전한 고 김유나양의 가족과 이식인의 첫 만남 이뤄져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장기기증 운동 3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장기기증인 고 김유나양의 어머니 이선경씨와 김양에게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미국인 킴벌리씨가 포옹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4년전 27명에게 새 삶을 주고 떠난 뇌사 장기기증인 고 김유나 양의 가족과 이식인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제로 국내 장기기증 운동 30주년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6년 1월 미국에서 유학 중 장기기증한 고 김양에게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미국인 킴벌리씨가 기자회견장을 방문했다. 장기기증 가족과 이식인이 직접 만나는 건 국내에선 최초다.

국내법에선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 제31조(비밀의유지)에 의해 장기기증인의 유가족과 이식인의 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이식인 킴벌리씨가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외 국내에서 기증한 유가족들은 이식인에게 어떠한 직·간접적인 교류도 할 수 없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실제 기증인들의 유가족들이 이식인들과 교류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기관의 중재 하에 매뉴얼에 따라 최소한 서류 교류 정도라도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킴벌리씨는 김양의 어머니를 껴안으며 "고맙고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항상 김 양의 가족으로 살면서 유나를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김양의 어머니인 이선경씨는 킴벌리씨를 향해 "유나야"라고 딸의 이름을 외치며 "꼭 딸의 이름을 직접 이식인을 보면서 말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나가 남기고 간 선물은 대가 없이 오로지 킴벌리씨를 위한 것"이라며 "평소에도 늘 나눔을 실천하고 살던 딸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하늘에 있는 유나도 기쁜 마음으로 이 광경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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