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과 실업률이 같이 오르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20.01.21 06:20

[같은생각 다른느낌]2019년 40대 고용률과 실업률은 동반 하락 vs 65세 이상 노령층은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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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7년까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상승하다 지난해 비로소 고용률이 0.2%p 오르고 실업률은 전년과 동일하면서 고용개선이 이뤄졌다. 언뜻 생각하면 고용률과 실업률이 반대로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종종 ‘동반상승’ 또는 ‘동반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고용률은 취업자수를 전체 노동인구수로 나눠 계산한다. 실업률은 실업자수를 경제활동인구수로 나눠 구한다. 경제활동인구란 전체 노동인구 중 취업을 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주부, 학생, 연로자들을 비경제활동인구라 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얼마인지 따지는 것으로 구직의사나 활동이 없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산정에서 빠진다. 반면 고용률은 전체 노동인구 중 취업자수를 계산해 개인 사정에 의한 변수가 실업률보다 적다.

이렇게 분모를 구성하는 수치가 다르다보니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상승하거나 동반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경기동향, 인구수, 구직활동 등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하면서 일부 연령대에서 고용률과 실업률 동반상승 또는 동반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0대, 30대, 50대 모두 고용률이 상승했고 실업률은 하락 또는 유지했다. 그러나 40대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하락’했고, 65세 이상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상승’했다.

40대의 경우 지난해 인구수가 -13만7000명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구직활동을 하는 경제활동인구는 더 크게 -17만8000명 줄면서 고용률 –0.6%p, 실업률 –0.2%p 동반하락 했다. 지난해 산업별 취업자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에서 증가했고,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에서 감소했다. 40대가 주로 취업하는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업황 부진이 동반하락을 부채질했다.

즉 다른 연령대는 크게 개선됐음에도 유독 40대만 고용이 나빠진 것은 인구감소와 주요 취업 산업의 부진 때문이며 이로 인해 40대만의 경기침체 현상이 발생했다.

반면 65세 이상은 이와 반대다. 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32만7000명 증가로 역대 가장 크게 늘어났다. 구직활동자도 24만1000명 증가했고 취업자가 22만7000명 늘면서 고용률이 1.6%p 상승했다. 그러나 실업자도 1만5000명 증가해 실업률이 0.3%p 동반상승했다.


65세 이상 실업률이 전년 2.9%에 불과해 급격히 인구와 구직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경우 대부분 취업되지 않으면 실업률이 상승하게 마련이다. 이런 동반상승 현상은 노령층 고용시장 움직임이 활발해졌단 얘기다.

이런 이유로 40대와 65세 이상 고용 현황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며 이에 따라 해결책도 각각 달리 찾아야 한다.

40대의 경우 인구가 줄어들었고 그보다 더 많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적극 불러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40대가 주로 취업하는 업종을 지원하고 재취업 교육과 정보 제공에 힘써야 한다.

65세 이상 노령층 인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고용률만 현상유지하려 해도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자리사업’으로 노인들의 단기일자리만 늘려 고용이 개선된 것처럼 호도하고 노인일자리 사업을 ‘폐지줍기 노인’ 사업이라 폄하하고 있다.

그러나 노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민간에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인 스스로 재취업 기회를 잡기는 어렵다. 노령층에게 굳이 상용직이나 힘든 일을 맡길 수도 없다. 노인일자리로 고용률이 상승한 것이 아니며 다른 연령대 일자리를 뺏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노령층의 구직활동 증가로 취업자수가 늘었어도 전체 고용률과 실업률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노령층을 포함한 전체 고용은 ‘고용률 상승(+0.2%p), 실업률 동일(+0%p)’이지만 노령층을 제외한 15~64세 기준은 ‘고용률 상승(+0.2%p), 실업률 하락(-0.1%p)’으로 더 좋아졌다.

지금은 고용 훈풍 속에서도 유독 혜택을 받지 못한 40대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을 높이는 데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늘어나는 노령층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유지하면서 민간에서 노인들의 재취업 능력을 키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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