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혁신 놀이공원’으로 불리는 규제자유특구(이하 특구)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기업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나 신제품 등을 실증·상용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과 자본까지 특구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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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구 입주·투자 봇물..美 스타트업도 노크━
16일 중소벤처기업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팬텀AI는 자율주행차 특구로 지정된 세종시에 한국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개발업체인 팬텀AI는 실리콘밸리의 유일한 한국계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특구가 실리콘밸리처럼 규제를 받지 않고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구 내 다른 스마트모빌리티업체나 국내 완성차업체, IT(정보기술)업체들과 협업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특구 입주를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특구 입주신청도 잇따른다. 기존 특구 사업자가 아닌 국내 자율주행 전문기업 라이드플럭스는 본사를 세종시로 이전하기 위해 시와 이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역시 특구 사업자는 아니지만 부산의 블록체인 특구에 참여를 희망한 빗썸코리아 자회사 GCX얼라이언스는 부산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웰니스 특구인 대구는 어셈블써클이 특구 사업자로 참여를 희망함에 따라 사업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치아교정·양악수술 분석 및 진단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차세대 배터리리사이클링 특구인 경북 역시 국내 유일의 전기버스 배터리팩 생산기업인 피엠그로우의 요청으로 특구 사업자 확대를 논의 중이다.
특구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투자도 줄을 잇는다. 강원 디지털 헬스케어 특구사업자인 메쥬는 벤처캐피탈(VC) 더웰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메쥬는 실시간으로 심전도를 확인할 수 있는 패치형 의료기기를 개발한 업체다. 강원 원주시에서 생체신호 모니터링 관련 규제특례를 받고 있다. 세종 자율주행실증 특구사업자인 엔디엠도 중국 칭다오 국영기업과 다음달 투자관련 MOU(업무협약)를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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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6조 매출·5700명 고용유발 효과 기대..올 6월 3차 특구 추가 지정 ━
중기부는 특구가 본격 가동되면 2022년까지 매출액 2조6000억원, 고용유발 5700명, 신규 기업유치 540개사 등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구에 사업자로 참여하고 싶다는 타 지역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경제효과는 기대보다 더 클 것으로 중기부는 기대했다.
올해 6월쯤에는 3차 특구가 추가 지정된다. 특구 지정에 따른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3차 특구 지정을 위한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특구에서 기업이전, 투자유치, 공장준공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호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관심을 가지는 등 특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3차 특구를 출범해 일자리 창출, 신기술 개발, 제2벤처붐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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