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격추로 국내외 비판에 몰린 이란 정부가 사고 관련자를 다수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 언론에서 이란 미사일의 여객기 타격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군 합동참모본부에 의해 참사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설치됐다"며 "철저한 조사가 개시된 가운데 다수 관련자가 체포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체포된 관련자의 숫자나 신원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군 사법위원회는 군 참모본부와 민간항공청 등이 파견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항공기 블랙박스 데이터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았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8일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테헤란을 출발한 보잉 737-800 여객기는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 탑승객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고 직후 미국·캐나다 정부의 격추설 주장에도 이란은 "우리를 모함하는 심리전"이라며 부인해왔으나, 격추 정황이 드러나자 지난 11일 사고 발생 3일 만에 이를 인정했다.
체포된 인사 가운데는 로버트 매클레어 이란 주재 영국 대사도 포함됐다.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영국 대사가 불법 집회에 참석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선동적인 역할을 사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란 보안군과 처음 접촉했을 때 (매클레어 대사는) 영어로 말하며 신원을 밝히기 거부했으나, 체포될 위험에 처하자 이란어(페르시아어)로 말하며 영국 대사라고 밝혔다"며 "국제법에 따르면 이는 외교관 지위에 상관없이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간주할 수 있는 범죄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의 추방을 요구하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은 외무부 소관이지만, 사법부의 입장으로는 충분히 지정될 만한 사유라고 대변인은 전했다.
영상에서 여객기는 두 차례 타격 이후 불이 붙은 채로 이맘 호메이니 공항을 향해 원을 그리며 돌다가, 몇 분 뒤 폭발하며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NYT는 "두 발 모두 여객기를 즉각 격추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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