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제38회 JP모건 콘퍼런스에는 세계 450개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9000여명이 몰렸다. 쉽게 만나기 힘든 투자자들과 글로벌 업체들이 한곳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시가총액 상위 글로벌 빅팜들만 발표를 할 수 있는 2층 메인트랙은 줄을 서서 걸어갈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기업 간 미팅 역시 치열하게 이뤄졌다. JP모건 콘퍼런스 기간에는 미팅 공간이 부족하고 호텔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 벤처인 그룹 K 다이고노스틱스는 여자 화장실에서 미팅을 진행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날 여자 화장실 안 파우더 룸에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복도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거나 계단에서 회의를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프닝 연설을 맡은 마이클 게이토 헬스케어 인베스트먼트 뱅크 글로벌 헤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 혁신을 위해 M&A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2020년에도 M&A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JP모건 콘퍼런스를 통해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지속형 당뇨 신약 후보물질 퀀텀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그해 10월 사노피와 약 5조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맺었다.
유한양행은 2018년 JP모건 콘퍼런스를 계기로 그해 11월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에 팔았다. 한올바이오파마도 2017년 JP모건 콘퍼런스에서 만난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 그해 9월 8100만달러(약 934억원) 규모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올해는 대웅제약이 미국 바이오기업 A2A 파마와 항암신약 공동연구 개발 소식을 알렸다. 지놈앤컴퍼니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 화이자와 면역항암제 임상 협력 및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 알테오젠, SK바이오팜, 일동제약,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20여 곳이 참석해 투자자,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한다.
JP모건 콘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최성구 일동제약 부사장은 “30여개의 업체와 미팅을 한다”며 “이번 미팅에서는 일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기술도입 논의가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대웅제약, 제넥신, 한미약품, 휴젤, LG화학 등의 경영진들은 오는 15일 직접 나서서 투자자들에게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과 해외시장 전략 등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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