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근교의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아로요 마켓스퀘어' 매장. 주말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금요일에 방문했는데도 TV 전시장에는 삼삼오오 짝을 이뤄 쇼핑하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베스트바이는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로 한국의 하이마트 같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소니·파나소닉 등 수입제품은 물론 애플·월풀 같은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 제품들도 모두 판매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매장의 인기가 곧 미국 내 인기의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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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북미 성장세 뚜렷…3500만원 TV도 일주일에 2~3대 팔려━
LG 올레드 TV의 인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 판매직원 브랜든 도슨씨(27)는 "LG 올레드 TV는 이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TV 순위 3위 안에 든다"며 "바로 옆에 소니의 브라비아 OLED TV가 전시돼 있지만 두께나 화질에서 LG 올레드 TV를 본 손님들이 더 놀란다"고 전했다.
2013년 전 세계 판매량이 4000대에 불과했던 OLED TV는 지난해 판매량 300만대로 급성장했다. 특히 북미시장 성장세가 또렷하다. 지난해 LG전자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올레드 TV 가운데 북미 지역 매출이 28%로 유럽에 이어 두 번째다. 2500달러 이상 올레드 TV의 경우 유럽보다 북미 지역 비중이 더 크다.
LG 올레드 TV의 북미시장 인기는 미국 유력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TV 평점 순위에서 1~16위 제품이 모두 OLED TV인데 이중 11개 제품이 LG 올레드 TV다.
화질을 앞세운 LG전자의 올레드 전략은 이제 LCD 패널 기반의 나노셀 TV 판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도슨씨는 "한번 LG 올레드 TV를 구매한 고객들은 서브 TV로 LCD TV를 살 때도 LG 제품을 믿고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 매장의 LG전자 진열대 맨 위에는 'TV가 얼마나 훌륭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See how good TV can be)라는 문구까지 붙어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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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현지화 전략이 美 사로잡은 비결…올해도 혁신제품 출시━
임기용 LG전자 책임은 "4세대에 걸쳐 철저하게 현지화한 혁신 제품이 미국에서 100년 이상 장사해온 현지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2015년 국내시장에 이어 미국에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세탁기인 미니워시를 결합해 동시세탁과 분리세탁할 수 있는 트윈워시 세탁기를 출시했다.
세탁시간을 크게 줄인 데다 설치하는 데도 1대 공간만 필요한 트윈워시는 미국시장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는 드럼세탁기 30%, 통돌이세탁기 13%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900달러(약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10년째 미국 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91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냉장고 시장에서는 점유율 18%(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인공지능 기능이 대거 강화된 세탁기와 냉장고를 미국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현지화를 통해 TV와 생활가전시장 모두 꾸준히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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