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것이 왔다…"美 일자리 둔화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1.12 04:00

[뉴욕브리핑] 12월 비농업 일자리 25.6만→14.5만 급감…임금상승률 하락이 더 큰 문제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강력한 호황을 누려온 미국 고용시장이 결국 둔화세로 돌아섰다.

일자리 증가폭이 급감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임금상승률이 떨어진 것도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개인 소비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비농업 일자리는 총 14만5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의 25만6000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6만5000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과 LA한미은행장을 지낸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이코노믹스 회장)는 "오랫동안 주시해온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가 결국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임금상승률이다. 12월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8.32달러로 전월에 비해 불과 0.1% 오르는 데 그쳤다. 11월의 0.3%를 현저히 밑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9%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지난 1년간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대체로 연간 기준 3%를 웃돌았다.

인피녹스의 울라스 애킨실라 트레이딩본부장은 "가장 우려되는 게 임금상승률"이라며 "임금상승률이 연간 2%대로 낮아지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금상승률 둔화가 소비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미국의 민간 소비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의 고용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고용이 상대적으로 주춤해지더라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이번 고용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둔화되긴 했지만, 그 자체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라며 "소비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필 정도로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손 교수도 "미국에선 매달 10만개의 신규 일자리만 나와도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져든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1969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알리안츠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올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 행진을 멈추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 2만9000선을 뚫었지만, 고용부진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133.13포인트(0.46%) 떨어진 2만8823.7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9.35포인트(0.29%) 하락한 3265.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57포인트(0.27%) 내린 9178.86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주(6∼10일) 전체로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확전 우려가 잦아들면서 오름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7%, S&P 500 지수는 0.9%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8% 뛰었다.

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페렐리 상무는 "이번주 뉴욕증시는 약세장 전환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며 "S&P 500 지수는 올해 35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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