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을 벗고…" 날씨가 바꾼 겨울패션 다섯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이강준 기자 | 2020.01.12 06:00
숏패딩, 롱패딩 제쳤나/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계절이 무색한 푹한 날씨에 겨울 패션이 달라졌다. 까맣고 긴 '김밥 패딩'을 벗고 화사한 숏패딩, 코트를 입는가하면 한겨울 플리스 차림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겨울을 건너뛰고 벌써 봄 신상품에 눈을 돌리는 이들도 생겨났다.

12일 A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9.7% 줄었다. 겨울 매출은 물론 한해 실적을 좌우했던 롱패딩 판매가 부진해서다. 롱패딩 인기는 평창올림픽을 앞둔 2017년~2018년 한차례 대란을 겪은 뒤 수그러졌다.



①숏패딩 : 90년대 '근육맨 패딩'이 돌아왔다


노스페이스 '1992 눕시' 소지섭 모델컷/사진제공=영원아웃도어

롱패딩의 부진은 숏패딩이 일부 메웠다. 현대백화점 9~12월 아웃도어 패딩 매출을 살펴보면 숏패딩이 6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롱패딩은 16.9%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미들패딩(15%)이었다.

숏패딩 매출 비중은 지난 2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높아졌다. 2017년엔 롱패딩이 81%로 대부분이었고 미들패딩(10.5%), 숏패딩(8.5%) 순이었다. 2018년도 롱패딩(58.1%) 비중이 가장 높았고 숏패딩(28.2%), 미들패딩(13.7%)이 뒤를 이었다.

노스페이스는 이번 겨울 '근육맨 패딩'으로 불리는 대표 숏패딩 '눕시' 시리즈를 기존 1996년 버전에 더해 1992년 버전으로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밀레는 롱패딩을 10만장, 숏패딩을 3만장 입고했는데 롱패딩 판매율은 50%에 그친 반면 숏패딩 판매율은 70%에 달했다.



②코트 : 한파에 외면받던 코트, 제철…'얼죽코' 호응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에 걸린 코트 상품군 모습/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패딩의 기세에 눌렸던 코트도 다시 부상하며 얼죽코(얼어죽어도 코트를 고집)족의 지갑이 활짝 열렸다. 롯데백화점 11~12월 매출을 보면 패딩 위주의 아웃도어는 전년대비 1.9% 줄어든 반면 코트 위주의 여성 패션, 영캐주얼은 각각 3.3%, 5.6% 증가했다.

스튜디오 톰보이에서는 이번 겨울 코트 매출이 전년보다 53% 늘었다. 보브에서는 핸드메이드 숏코트가 특히 인기였는데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75%를 기록했다.




③플리스 : 간절기 아이템의 반란, 9월보다 12월 판매 '쑥'


노스페이스 모델 신민아가 '스노시티 플리스재킷'을 착용한 모습/사진제공=영원아웃도어

간절기 아이템 플리스는 가을보다 한겨울에 더 잘 팔리며 패딩의 자리를 넘봤다. 무신사스토어 플리스 매출은 이번 겨울 전년대비 250% 늘었다. 월별 매출을 보면 지난해 9월보다 12월에 1.5배 더 많이 판매된 점이 눈길을 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부클 테크 후리스'는 이번 겨울 30만장 판매를 돌파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26만장 판매됐다. 30만장 판매를 달성할 경우 2017년 디스커버리를 겨울 강자로 등극시킨 '롱패딩'의 기록과 동일하다.



④골프웨어 : 계절 잊은 라운딩, 때아닌 매출 '나이스샷'

⑤봄 신상품 : 계절 앞선 패션피플은 겨울 패싱


와이드앵글 김사랑 화보컷/사진제공=와이드앵글

이례적으로 한겨울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골프웨어도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10.3% 증가했다.

일찌감치 봄 신상품을 구매하며 계절을 앞서가는 이들도 늘었다. 12~1월 구호가 출시한 가죽 재킷, 원피스, 니트 등 봄 신상품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판매율이 50% 이상 높았다. 르베이지 봄 상품 매출도 전년보다 20% 늘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메가 아이템 없이 롱패딩, 숏패딩, 플리스, 코트가 혼재된 이번 겨울은 애매하면서도 재밌다"면서 "날씨 영향에 더해 소비자들이 유행보다는 각자의 취향대로 소신껏 쇼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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