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정상으로 바꿨다…국내서 원천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0.01.09 16:43

정상세포까지 죽이는 항암치료 부작용 벗어날수 있어···새로운 암치료기술 개발 기대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사진제공=카이스트
암으로 변이된 세포를 다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는 9일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세포를 일반적인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와 정상 대장 세포의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정상 세포화라는 새로운 치료 원리가 개발됐다고 카이스트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암을 극복하는 방법은 항암치료가 널리 사용됐다.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화학요법으로 공격해 죽임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신체 내 정상 세포들까지도 죽여 구토, 설사 탈모, 골수 기능장애, 무기력증 등 부작용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보다 효과적인 암치료를 위해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변환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전략을 개발하기로 한 것.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변환되는 현상은 20세기 초부터 일부 관찰됐었다. 그러나 그 원리는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방법을 통해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변환할 수 있는 핵심조절인자를 탐구했고, 그 결과 다섯 개의 핵심 전사인자 CDX2, ELF3, HNF4G, PPARG, VDR 등과 이들의 전사 활성도를 억제하고 있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인 SETDB1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인 SETDB1을 억제하자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변환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다시 말해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를 억제하면 다시 원래의 정상 세포 상태로 암세포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것.

카이스트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신약개발과 임상실험을 통해 암세포의 정상 세포화라는 새로운 치료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암은 유전자 변이 축적에 의한 현상이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이를 되돌릴 가능성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암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서 잘 관리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항암치료의 서막을 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분자암연구' 1월2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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