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시 확대 정책의 후속조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이 87%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시 확대가 이미 사교육 과열과 집값 상승을 부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9일 서울 용산 사걱세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이 주는 사회적 신호는 혼란 그 자체"라며 대입 전형 변화 예측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사걱세는 "관건은 (교육부의) '수능전형 40%이상 확대, 논술 폐지, 지역균형선발(지균) 10%'를 대학이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수상경력 및 자율동아리' 등이 미반영될 때 수능 등급 등 추가적인 요소를 어떻게 반영하느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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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에 수능 최저' 걸면 수능 영향력 87%…'최선 시나리오'는?━
사걱세는 "대학은 논술을 소폭 축소하는 만큼 수능 40%와 지균 10%를 맞추기 위해 학종을 축소할 것"이라며 "그러면 논술의 비율은 현행 12.1%에서 약 10%로 소폭 줄고, 학종은 42.6%에서 30%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수시 이월인원과 학생부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감안하면 수능과 논술의 합이 50~60%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학종 평가 요소 축소로 대학이 '학종이 교과전형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고 인식하게 되면 학종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사걱세의 우려다. 사걱세는 "각 대학의 현실적인 조건을 모두 따져 보면 전체 모집 정원의 최대 약 87%가 수능에 영향을 받는 전형으로 바뀌게 된다"며 "학종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어떻게 막느냐가 이번 방안의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사걱세가 상정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전형 비율은 교육부의 방안을 대학이 그대로 수용하면서 △전형요소는 현행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수능 전형을 40%로 하고 논술을 폐지하며, 사회통합전형을 늘리고 학종에 수능 최저학력을 적용하지 않는 것. 사걱세는 "이렇게 될 경우 논술이 폐지되는 만큼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다"며 "여기에 교육부의 의도대로 지균을 10%~20%로 운영하면 수능의 영향력은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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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최저학력기준 완화·폐지…학생부 기록 개선해야"━
학생부 기록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입 전형 자료의 질과 국민의 신뢰를 높이자는 것이다. 사걱세는 이를 위해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구조화하고, 수행평가 항목과 활동 기록을 세특에 연동시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걱세는 "보완대책은 수능 사교육 시장 팽창 및 사교육 과열지구 부동산 폭등이라는 사회적 신호를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가 위의 보완대책을 반드시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위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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