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분노에 중동 '예의주시'하는 한국車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20.01.08 16:08

미국 향한 이란의 '보복 미사일'에 긴장감 고조…車업계도 '걱정'

(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장례집회에 수백만명의 추모객이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들고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라크 미군기지를 겨냥해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에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완성차, 중고차 업계가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급변하는 정세를 주목하는 중이다.

정세 급변은 미군의 공습으로 촉발됐다.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

사령관 장례를 치른 뒤 이란은 이날 즉각 미국을 향한 보복을 시작했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향해 미사일 십여발을 발사했다. 양국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이에 이라크와 이란 인근 지역에서 수요를 늘려온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고심은 깊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1232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차
같은 달 10일 '8세대 쏘나타'는 '제41회 사우디 국제 모터쇼'(SIMS)에서 '2020 세단 부문 최고의 차'로도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중동 최대 차량호출(카헤일링) 업체인 '카림'에 공유 차량 5000대를 공급했다. 2012년 설립돼 중동과 북아프리카 15개국 120여개 도시에 차량을 공급하는 카림은 이라크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중동에서 점차 영향력을 넓히던 현대차 측은 이란과 미국의 물리적인 갈등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진출로 지난해 부진을 극복하려 한 쌍용차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쌍용차는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현지 조립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3만대 수준까지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을 수출키로 했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사진 왼쪽)와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의 파드 알도히시(Dr. Fahd S Aldohish) 대표이사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 관계자는 "다행히 현재까지 어려운 영향 없이 계약 등이 진행 중이나 두 국가의 갈등은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 못지않게 중고차 업계도 근심에 빠졌다. 중동으로도 일부 물량이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리비아(2만1013대)와 요르단(2891대), 예멘(1676대) 등으로 한국에서 중고차가 수출됐다.

박영화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회장은 "(이번 갈등으로) 중동이 불안정해져서 경제가 안 좋아지면 주변 국가까지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갈등 당사국인 이라크와 이란에도 일부 중고차와 부품이 수출된 것이 있는 걸로 아는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중동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산업계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지난해 연말 올해의 자동차산업을 전망하면서 고려해야 할 지정학적 리스크 중 하나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꼽았다. 그는 "핵합의가 파기된 뒤 양국 갈등이 심화해 무력 충돌 우려가 있다"며 "(변수가 없다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0.4%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변수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의 긴장감이 가장 높아진 시기"라며 "이란 보복 강도, 양국 간의 마찰 장기화에 따라 산업계의 방향이 결정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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