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 시연이 끝나고 나서 (개발자 중) 한 친구가 앉아 울더라. 무대에서 시연하는게 쉬운 이도 아니고 운도 좋아야 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 개막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기조연설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가 행사장 안팎에서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시작부터 "어제 재미가 있었냐"고 질문한 뒤 "많이 힘들었는데 아침에 반응을 보니 많이 칭찬을 해줘서 준비한 임직원들이 고맙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와이파이 문제 때문에 시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10명의 볼리 개발자들이 (외부 간섭없이)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지키려고 무대 뒤에서 식은 땀을 흘렸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김 사장은 기조연설 중에 직접 '볼리'를 가지고 나와 그의 말에 따라 졸졸 따라다니는 장면을 연출한 뒤 '굿 보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볼리가 어떤 센서 갖고 사람을 쫓아다니려는지 재밌게 표현하려고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 Robot)'을 표방한 '볼리'는 공 모양으로 이동이 자유롭고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면서 사용자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며 스마트폰·TV 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홈 케어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성 명령만으로 TV를 켤 수도 있고, 로봇 청소기를 돌려 실내를 깨끗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능이 탑재돼 있어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시큐리티 로봇이나 피트니스 도우미 역할을 하는 등 필요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김 사장은 "볼리 자체를 로봇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볼리는 로봇 아니라 로봇 기능을 하지만 인터랙션(교감)하는 디바이스(기기)로 생각한다"며 "개인비서 로봇, 청소 로봇, 설거지로봇 등이 각자 동작하는 것보다 이를 교감해주는 기기가 있는면 그게 꼭 로봇일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볼리는 상업화 여부나 가격 등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교감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용하기 편리하게) 굉장히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기능은 다른 로봇이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볼리의 미래는 아이들이나 애완동물 등에 대해 (맞춤형) 케어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볼리 자체보단 다른 디바이스와 교감할 때 의미가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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