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푸어? 코코아 담합에 초콜릿값 꿈틀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1.07 07:08

가나·코트디부아르, 코코아 농가 보호 위해 가격 프리미엄 400달러 붙이기로…COPEC 창설 등 연대노력

코코아 가격이 조만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올해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사느라 지갑이 더 얇아질지 모른다. 초콜릿의 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조만간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전세계 코코아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코코아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가격담합에 나섰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코코아 가격을 올리기 위해 2020·2021년 코코아 가격에 톤당 400달러의 고정 프리미엄을 얹어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오는 10월 중 실질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미 일부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코코아 구매를 마쳤다. 허쉬, 마스, 몬델레스 등 글로벌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필요한 코코아를 몇 달~1년치를 선물 가격으로 대량 구매하기 때문이다. 선물 거래는 미래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커피를 사고 파는 것으로, 이미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코코아는 초콜릿의 주 원료다. /사진=로이터
이는 1073억달러(약 125조4000억원) 규모의 세계 초콜릿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 코코아 가격은 현재보다 16% 가량 뛰게 된다. 지난 3일 코코아 선물 가격은 뉴욕국제선물거래소에서 톤당 2520달러(약 29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톤당 3000달러를 웃돌던 코코아 가격은 2017년 이후 2000달러 선으로 내려 앉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물 가격이 하락하자 농가의 어려움도 커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400만 코코아 농가 중 80%가 하루에 3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400달러의 프리미엄으로 코코아 농가를 위한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기금은 농부들에게 최저 코코아 가격을 톤당 1800달러로 보장하기 위해 쓰인다.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대통령은 "이는 소규모 농가의 소득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국들은 코코아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중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처럼 코코아생산수출국기구(COPEC)를 만들어 생산국의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코코아 8위 생산국 페루는 지난해 8월 코코아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게 하는 최저 가격제를 제시했다.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코코아 가격에 고정 프리미엄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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