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공습 뒤…'육사-CIA'출신 폼페이오 있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20.01.06 15:48
/사진=로이터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공습 결정을 내리는데 크게 관여했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강력한 권고를 받아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를 명령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를 위해 지난주 매일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초 그는 지난해 이란이 미국의 감시용 드론을 격추하자 비슷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는 이를 반대했다.

오히려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제재하면서 중동 긴장이 격화되고, 이에 동아시아 역량을 강화하려는 미군의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철군' 공약을 세운 트럼프 대통령도 국방부에 동의했지만 지난달 27일 이라크 미군 주둔 기지에서 미국인 1명이 사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도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까 우려했다"면서 "폼페이오가 오랜 기간 촉구해왔던 (대이란 강경)대응을 추진할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9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창의장과 함께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을 방문해 솔레이마니 살해를 비롯한 여러 대응책을 제시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선택하면서 이를 예상하지 못한 미 당국자들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리스크를 싫어하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 시절에는 불가능했을 결정"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미 육군사관학교 동기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2017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이란 관련 정보국을 신설하는 등 대이란 강경책을 고수해왔다. 한 국무부 소식통은 그가 이란 관련 외교 문서를 열독하며 이란을 전 세계 그 어떤 지역보다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럽은 그동안 미국과 이란이 긴장을 낮추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사전 통보도 없이 공습을 진행한데다가 폼페이오 장관이 공습을 지지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미국은 이란 문제에 (외교적) 도움을 주지 않았는데 이제는 모든 이들에게 (공습 결정을) 응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아멜리에 드 몽샬린 프랑스 유럽담당장관도 "더 위험한 세계를 맞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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