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변수 장기화 '조짐'…연초 증시 방향성 바뀌나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20.01.05 11:08

[주간증시전망]국제유가·금값 급등…이란 "보복대응" VS 트럼프 "52곳 타격" 경고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사진제공=뉴시스

미국의 이란군 실세 폭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시장의 축이 기울고 있다. 지난 3일 이후 국제유가·금값·채권 모두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중동 무력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9포인트(0.06%) 오른 2176.4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발표에 급등한 미국·중국 증시 영향으로 장 초반 1%대 상승을 기록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무력 갈등이 부각되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한 반면 국제유가·금값은 수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33.92포인트(0.81%) 떨어진 2만8634.8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3.00포인트(0.71%) 내린 3234.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1.42포인트(0.79%) 하락한 9020.77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87달러(3.1%) 뛴 63.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만에 최고치다.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4.30달러) 상승한 1552.4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간 무력갈등은 주말 새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측은 보복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미국 역시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솔레마이니 피살 후 긴급 성명을 내고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솔레이마니 총사령관 사살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게 아니라 끝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란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란 측이 강력 반발하자 다시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며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혔다.

이어 "52곳의 공격 목표지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이며 해당 목표지는 신속하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 뒤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증시에 미국·이란 관계가 심각한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란이 호르무즈해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정하고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가 선물이 전일 대비 3% 상승하고 금값 역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며 "중동 이슈는 테러 같은 국지전에 우려가 지속되는 불확실한 상태로 올해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국의 이란 공습은 지난 2019년 6월 '그림자 전쟁'(이란측 호르무즈 해협 사보타주 위협과 미국측 사이버전 및 주요시설 타격), 12월 미군측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군사시설 폭격(19명 사망)의 연장선 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개발 포기와 같은 이란측 백기투항이 전제되지 않는 한 미국의 대이란(시아파) 최대압박 노선이 수정될 개연성은 미미하다"며 "이는 2020년 재선가도를 겨냥한 트럼프 중동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란간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국제유가의 향방이 증권가의 관심사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셰일오일 증산을 통해 수급 조정에 나설 수 있어 급등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던 시장에 변수가 생겼다"며 "현재로선 국제유가의 단기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사태 경과에 따라 유가상승 수혜주(정유, 조선 등)가 주목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연구위원은 "중립이하의 수요환경과 셰일오일 증산여력 등을 고려할 경우 추세적 급등보단 완만한 강세구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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