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기부하던 '탐스', 어쩌다 '좀비기업' 됐나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12.31 06:55

3억달러 채무재조정 받고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 들어가…기부 문화 이끌었지만 새로움 없어 인기 하락

미국 신발 브랜드 탐스(TOMS) 매장. /사진=AFP

미국의 신발브랜드 '탐스(TOMS)'가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판매되는 신발 수만큼 제3국 어린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하며 '착한 소비'를 이끌던 탐스는 수익악화로 인해 당분간 채권단 자금으로 연명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탐스는 내년 10월 만기되는 3억달러(약 3480억원)의 채무재조정과 35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고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이로써 제프리스 파이낸셜그룹(JEF)과 넥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브룩필드 자산운용사(BAMa)가 이끄는 채권단은 탐스의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탐스는 2006년 설립됐다. 인턴 직원 3명과 시작했던 탐스는 창업 10년만에 전세계 100여 곳에 매장을 거느린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탐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하나가 기부된다는 탐스의 기부 정책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은 이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탐스가 기부한 신발만 8800만켤레에 달한다.

2014년 베인캐피탈로부터 탐스 자산을 담보로 3억6650만달러(약 4246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이 문제였다. 당시 탐스의 기업가치는 6억2500만달러(약 7240억원)에 달했고 베인피탈은 실적을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베인캐피탈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 창업자로부터 탐스 지분 50%를 사들였다.

탐스 '알파르가타' /사진=AFP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탐스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지 않자 인기가 사그라든 것. 끈 없이 편하게 신는 슬립온 운동화로 인기를 끌었던 탐스는 상품의 질이나 서비스, 디자인 등에 대한 업데이트 없이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유도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도 신발 전체 매출 전반 이상이 이 '알파르가타' 단일 모델에서 나오고 있다.


5억달러에 달했던 연 매출은 지난해 3억3600만달러(약 3892억원)로 떨어졌다. 이달 초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탐스에 대해 투자 부적격 등급인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다. 피치 역시 "탐스가 채무불이행으로 올해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탐스는 이번 채권단 공동관리 하에서도 기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옮기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스타벅스와 티모빌 등에서 경력을 쌓은 짐 에일링 탐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우리의 유망한 성장 분야에 더 투자하고 지난 5년간 지켜온 기부 약속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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