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은 발판, '그린수소'로 탈탄소사회 꿈꾸는 일본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이건희 기자 | 2020.01.07 14:32

['Green수소'가 그린 청정미래]'수소올림픽' 향하는 도쿄, 2050년 '탈탄소사회' 기둥으로 '그린수소' 꼽아

편집자주 |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가 보급 확산으로 우리 일상 속에 차츰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어떤 수소'를 공급할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수소 사회로 나아가려면, 수소가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100% 무결점(이산화탄소 제로)이어야 한다는 담론이다. 머니투데이는 유럽의 네덜란드·아이슬란드와 호주·일본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선진 그린수소 현장을 취재했다. 국가 별로 저마다 주어진 환경 조건은 다르다. 그러나 그린 수소가 누구도 밟지 않은 새로운 길인 만큼, 기회는 충분히 열려있다. 신년 기획 보도를 통해 우리의 방향성과 국제협력 방법론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그린 수소'를 통해 2050년 '제로 에미션 도쿄'를 추진한다는 도쿄. /사진=도쿄도 홈페이지 캡처
'제로 에미션 도쿄'(Zero Emission Tokyo). 올해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 도쿄도(東京都)가 30년 뒤인 2050년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일본이 그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사회의 핵심에는 '그린 수소'가 있다. 이는 도쿄도가 지난해 12월 27일에 밝힌 구체적인 로드맵 '제로 에미션 도쿄 전략'에서 더 선명해졌다.


탈탄소사회 실현의 기둥, '이산화탄소-프리'(CO2-free) 수소


도쿄도는 '그린 수소'를 '이산화탄소-프리 수소'(CO2フリー水素)로 표현했다. 청정하다는 의미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걸로 표현한 것이다. 이 전략에선 지난해까지의 수소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 2050년으로 향하는 단계적 목표를 세웠다.

'그린 수소'의 경우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확대하는 것에서부터 광촉매를 활용한 수소 생산, 파이프를 통한 수송, 모빌리티로의 사용 확대까지 전 분야를 망라해 담겼다.

도쿄도의 자신감은 일찍부터 '수소사회'를 추진한 것에서부터 나왔다. '그린 수소'라는 더 높은 목표는 수소사회를 통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작업을 거치며 구체화했다.

이케가미 사치 도쿄도 환경국 수소에너지추진담당 과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쿄도는 2015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며 "올림픽뿐 아니라 그 미래를 내다보고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 수소충전소 및 가정용·업무용 연료전지 보급을 실시해 도민에게 '침투'해왔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일상으로 '침투'한 차세대 연료 '수소'


사치 과장이 자신한 대로 지난해 10월 방문한 일본 도쿄는 연료 역할을 하는 '수소'가 일상에 침투해 있었다. 당시 열린 '도쿄모터쇼'에는 '수소에너지존'이 별도로 마련됐다.

이에 맞춰 토요타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미라이 2세대'를 첫 공개했다. 가와사키중공업 등 업체들도 미래 연료로 활용할 수소 청사진을 알렸다. 모터쇼였지만 수소엑스포를 방불케 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0월23일 일본 도쿄 고토구 메가웹에서 열린 제46회 '도쿄모터쇼 2019' 미래엑스포관에서 전시된 토요타 수소전기차 '미라이 콘셉트' 모습. 토요타는 이날 신형 수소전기차인 미라이 2세대 최종 개발 모델을 공개했다. /사진=이건희 기자
수소의 다음 단계로 향하기 위한 밑바탕은 도시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쿄모터쇼'가 열린 고토구 '도쿄 빅사이트'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액화수소충전소인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아리아케'가 2017년부터 운영 중이었다.

액화수소충전소는 기체수소에 견줘 설비 면적은 20분의1, 충전 용량은 3배에 달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실제로 아리아케 충전소는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16대(1대당 3분), 수소전기버스를 1시간에 4대(1대당 15분)에 충전 가능하다고 알렸다.

국내 수소충전소가 충전 전후 조치 시간을 합쳐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5대 충전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다. 이에 국내 정부도 2022년까지 액화수소충전소 3기 이상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월 '도쿄모터쇼' 기간에 방문한 일본 도쿄 고토구에 위치한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도쿄 아리아케'. 도쿄 내 유일하게 액화수소 충전이 가능한 곳으로 기존 기화한 수소로 충전하는 것보다 효율이 높다. 1시간에 수소전기버스 4대 또는 16대 수소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사진=이건희 기자
아리아케 충전소 직원은 "공간도 효율적이고, 충전 시간이 빠르다"며 "도쿄 빅사이트를 동선으로 하는 수소전기버스들이 이곳에서 충전을 하고 다닌다"고 소개했다.

아리아케 충전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도쿄올림픽에서 뛸 선수들이 묵을 선수촌(하루미 플래그) 건설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도 연료 '수소'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됐다.


선수촌 각 단지에는 주요 에너지로 수소가 공급되고 이를 활용해 연료전지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구체화해 각 주택에 기본 설치되는 설비가 '에네팜'(가정용연료전지)이다.

완성되지 못한 건물 대신 올림픽 이후 선수들이 떠난 뒤를 준비한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수소 연료는 중요한 홍보거리였다.

도쿄가스와 파나소닉이 협업해 만든 에네팜을 홍보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인 중에서도 선수촌을 계약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던 안내사는 에네팜을 통해 자연재해 때 비상 전력 활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린 수소'로 가야한다…잰걸음하는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한 만큼 올해 여름 도쿄는 수소사회 쇼케이스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일본 각 지역과 업계는 수소 보편화 다음 단계인 '그린 수소'에 다다르기 위한 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가와사키중공업이 일본 고베시 중앙구 고베조선소에서 액화수소운반선을 띄웠다. 호주 빅토리아에서 나오는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액화해 운반한 프로젝트다.

갈탄 추출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CC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탈탄소'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험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이어질 계획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9 도쿄 모터쇼'에서 자사 수소 관련 계획이 담긴 모형을 전시한 모습. 이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가와사키중공업은 세계 최초 '액화수소운반선'을 진수했다. /사진=이건희 기자
또 도쿄올림픽 성화를 지역 생산 수소로 밝힐 일본 후쿠시마에선 재생에너지에서 연간 900톤 수소를 제조할 설비 도입이 진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도 나왔다. 전기기기 제조업체 도시바는 지난달 26일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 'H2One ST Unit™'을 개소했다.

하루 수소전기차 약 8대를 충전하는 수준이나 한 대당 3분 만에 충전이 가능해 '그린 수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곳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일본 전자기기 업체 도시바가 2019년 12월26일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개소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전기차 충전소. /사진제공=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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