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그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사회의 핵심에는 '그린 수소'가 있다. 이는 도쿄도가 지난해 12월 27일에 밝힌 구체적인 로드맵 '제로 에미션 도쿄 전략'에서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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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사회 실현의 기둥, '이산화탄소-프리'(CO2-free) 수소━
'그린 수소'의 경우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확대하는 것에서부터 광촉매를 활용한 수소 생산, 파이프를 통한 수송, 모빌리티로의 사용 확대까지 전 분야를 망라해 담겼다.
도쿄도의 자신감은 일찍부터 '수소사회'를 추진한 것에서부터 나왔다. '그린 수소'라는 더 높은 목표는 수소사회를 통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작업을 거치며 구체화했다.
이케가미 사치 도쿄도 환경국 수소에너지추진담당 과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쿄도는 2015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며 "올림픽뿐 아니라 그 미래를 내다보고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 수소충전소 및 가정용·업무용 연료전지 보급을 실시해 도민에게 '침투'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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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일상으로 '침투'한 차세대 연료 '수소'━
이에 맞춰 토요타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미라이 2세대'를 첫 공개했다. 가와사키중공업 등 업체들도 미래 연료로 활용할 수소 청사진을 알렸다. 모터쇼였지만 수소엑스포를 방불케 한 모습이었다.
'도쿄모터쇼'가 열린 고토구 '도쿄 빅사이트'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액화수소충전소인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아리아케'가 2017년부터 운영 중이었다.
액화수소충전소는 기체수소에 견줘 설비 면적은 20분의1, 충전 용량은 3배에 달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실제로 아리아케 충전소는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16대(1대당 3분), 수소전기버스를 1시간에 4대(1대당 15분)에 충전 가능하다고 알렸다.
국내 수소충전소가 충전 전후 조치 시간을 합쳐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5대 충전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다. 이에 국내 정부도 2022년까지 액화수소충전소 3기 이상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아리아케 충전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도쿄올림픽에서 뛸 선수들이 묵을 선수촌(하루미 플래그) 건설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도 연료 '수소'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됐다.
선수촌 각 단지에는 주요 에너지로 수소가 공급되고 이를 활용해 연료전지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구체화해 각 주택에 기본 설치되는 설비가 '에네팜'(가정용연료전지)이다.
완성되지 못한 건물 대신 올림픽 이후 선수들이 떠난 뒤를 준비한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수소 연료는 중요한 홍보거리였다.
도쿄가스와 파나소닉이 협업해 만든 에네팜을 홍보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인 중에서도 선수촌을 계약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던 안내사는 에네팜을 통해 자연재해 때 비상 전력 활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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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수소'로 가야한다…잰걸음하는 일본━
이와 함께 일본 각 지역과 업계는 수소 보편화 다음 단계인 '그린 수소'에 다다르기 위한 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가와사키중공업이 일본 고베시 중앙구 고베조선소에서 액화수소운반선을 띄웠다. 호주 빅토리아에서 나오는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액화해 운반한 프로젝트다.
갈탄 추출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CC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탈탄소'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험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이어질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도 나왔다. 전기기기 제조업체 도시바는 지난달 26일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 'H2One ST Unit™'을 개소했다.
하루 수소전기차 약 8대를 충전하는 수준이나 한 대당 3분 만에 충전이 가능해 '그린 수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곳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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