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년 책임질 '32년 KT맨' 구현모, 풀어야할 숙제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19.12.29 17:30
37대 1 경쟁률을 뚫은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이 KT그룹 차기 CEO로 내정됐다. /사진제공=KT

KT가 11년 만에 내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를 낙점했다. 37대 1 경쟁률을 뚫은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이 KT그룹 차기 CEO로 내정됐다.

구 사장은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한다. 취임 후 3년동안 직원수 6만명의 통신공룡 KT를 이끌게 된다.

KT가 대내외적으로 급변의 시기에 들어와있는 만큼 구 사장 앞에 놓인 과제도 산더미다. 그 중에서도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와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재정립, 유료방송 M&A, 케이뱅크 정상화 등이 차기 CEO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아현화재·CEO 검찰 조사' 뒤숭숭한 분위기 수습부터


업계에선 KT가 조직 안정화를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 사장이 후보 가운데 누구보다도 KT의 내부 사정과 미래 비전을 잘 아는 내부인사라는 점에서다. 낙하산 인사 등의 잡음없이 KT 내부 인사가 내정되면서 빠른 조직 안정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먼저 지난해 11월 터진 아현 통신구 화재와 황창규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수사 등으로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 수습이 급선무다. 그러나 구 사장이 황 회장과 함께 검찰 수사선상에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직까지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KT 이사회는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경영 계약에 반영했다.


5G 가입자 확보, 흔들리는 '유료방송 1위'도 지켜내야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받는 5G 가입자 확보도 급한 과제다. 5G 상용화 초기 KT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무기로 빠르게 가입자를 늘렸다. 지난 4월 5G 상용화 첫 달에는 5G 가입자 점유율이 38.5%에 달하며 SK텔레콤을 꺾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말 기준 5G 가입자 점유율은 30.4%다. 3위인 LG유플러스(25.1%)와 5.3%포인트 차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5G가입자를 현재 3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KT를 위협중이다.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투자비용 대비 많은 5G 가입자 확보할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에 아현지사 화재로 흔들린 무선통신 신뢰 회복도 뒷밤침돼야 한다.

KT스카이라이프와 합산 점유율 31%로 1위를 지키고 있는 유료방송 사업은 차기 CEO의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경쟁사들의 몸집불리기는 이미 마무리 단계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를 마무리했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도 과기정통부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면서 1위 KT와의 점유율 차이도 한자리수로 줄였다.

내년까지도 추가 M&A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내년에는 KT도 M&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1년 내내 끌어온 딜라이브 인수건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가 구 사장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케이뱅크 정상화는 언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케이뱅크 정상화도 숙제로 남아있다. KT는 케이뱅크 자금 수혈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지난 4월 KT가 공정거래법상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가 열렸다. 지난 11월 대주주 적격성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은행 최대주주의 결격 사유 중 하나인 공정거래법 위반을 제외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최종 국회를 통과하면 KT가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된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나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규제 이슈가 많은 시점에 CEO가 교체돼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구 사장이 나스미디어 M&A를 주도했었던 만큼 KT가 유료방송 사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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