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 날에 장관이 왔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19.12.27 11:00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울산 울주군 새울 제1발전소에서 열린 '신고리 원전 3·4호기 종합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12.6/사진=뉴스1

문재인정부 들어 3년 만에 처음으로 '원자력의 날' 행사에 주관부처 장관이 참석했다. '탈원전' 정책 추진 이후 장관이 불참하는 등 원자력계와 거리를 둬왔던 정부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9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내 원자력산업계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법정기념일인 원자력의 날은 2009년 12월27일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바라카 원전 수출을 계기로 매년 열리고 있다. 산업부와 과기정통부가 교대로 주최를 맡는다. 올해는 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주관했다.

올해는 1958년 원자력법 제정으로 한국 원자력 산업이 첫발을 뗀지 60돌이 되는 해다. UAE에 원전을 수출한지는 10주년이 됐다. 이를 반영해 올해 행사는 '원전수출 10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원자력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정부, 원자력 기관장, 원전 협력업체 등에서 관계자 300명이 참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의 참석이다. 원자력의 날 행사에 주관부처 장관이 참석한 것은 2016년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엔 양 부처 차관이, 2017년엔 산업부 차관은 불참하고 과기정통부 차관만 자리했다. 2017년엔 유공자에게 주어지던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이 사라지고 장관 표창만 수여되기도 했다. 2017년은 정부가 탈원전을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던 해였다. 이 때문에 행사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성 장관의 참석은 탈원전 이후 침체된 국내 원자력계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전수출과 해체·방폐물 관리 산업 육성을 원자력계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성 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올해는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DC) 취득, 신고리 4호기 상업 운전 개시 등 성과가 있었다"며 "원자력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전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금융·연구개발·인증 비용 지원 △원전 전주기 수출 지원 △원자력 미래 유망분야 발굴·육성 등을 약속했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차관도 "원자력 핵심역량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주요 분야 연구개발 지원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방사선 산업 창출과 소형, 차세대 등 혁신원자력 기술역량 확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한 만큼, 세계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원자력산업 유공자에 대한 정부 포상도 이뤄졌다. 한상욱 한국수력원자력 본부장은 한국형 원전 APR 1400의 NRC-DC 취득으로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밖에 포장, 대통령·국무총리·장관 표창 등 총 141점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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