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방터 돈가스집 vs 거제 도시락집 '극과 극', 왜?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19.12.27 04:30

[MT이슈+]묵묵한 돈가스집과 돌변한 도시락집, 대중은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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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스터 /사진제공=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출연한 식당 두 곳이 정반대의 이유로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골목식당'은 과거 출연한 식당을 기습점검하는 겨울특집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곳은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의 돈가스집과 경남 거제시 지세포항의 도시락집이다.

포방터 도시락집은 첫방송 후 1년여 흐른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평과 함께 응원을 받고 있지만, 지세포항 도시락집 10개월만에 '백종원의 성의를 배신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백 대표에 보답" 눈물 흘린 포방터 돈가스집


[서울=뉴시스]박민석 수습기자 =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일명 '포방터 돈가스집'이 제주도로 가게를 옮긴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에 '연돈'의 옛 점포가 비어 있다. 2019.12.19. mspark@newsis.com


"자꾸 '없다'는 얘기만 하는 것 같아요."

이날 방송에는 포방터를 떠나 제주로 이사하는 돈가스집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내 사장은 이삿짐을 꾸리며 머쓱한 듯 말했다. 새벽부터 대기해도 먹기 힘든, 소위 말해 대박난 '맛집' 사장의 말이라곤 믿기 힘든 얘기였다.

돈가스집 가족이 살고 있는 집도 공개됐다. 이들의 집은 차 하나 겨우 지나갈 좁고 가파른 언덕 위에 있었다. 내부는 부엌에 방 하나 달린 살림, 옷걸이나 화장대 등 흔한 가구 하나 없는 모습이었다. 세 식구의 사계절 옷은 여행용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갔고, 이 가방과 요리책을 넣은 박스 몇 개가 이삿짐 전부였다.

돈가스집 사장은 "(백종원) 대표와 골목식당을 믿고 찾아오시는 분들이기에 너무 고마워 열심히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집도 넓은 데로 옮길 엄두도 못 내서 대기실 먼저 얻었다"라며 "대기실 월세와 가게 월세, 인건비, 재료비, 공과금, 전 가게 빚도 있어 이사 갈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돈가스집은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려 묵묵히 일하는 부부 사장의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프로그램에서 통상 백 대표가 "음식 가격을 내려라"라고 하지만, 이 집은 이미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백 대표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 돈가스집은 새벽부터 대기하는 인파로 인해 인근 상인들과 소음 등을 이유로 갈등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돈가스집의 이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이유가 이 지역 상인회의 '텃세'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그런 분 아닌데?" 거제 도시락집에 발등 찍힌 백종원



백종원의 골목식당 /사진=뉴시스

백종원 대표는 MC 김성주와 정인선이 SNS 등에 올라온 거제도 도시락집 후기를 읽어 내려가자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후기 대부분은 악평이었다. 백종원은 "주인 바뀌었나? 팔고 나가셨나?"라고 말했다.

거제 도시락집은 지난 3월 방송에서 "장사가 바빠 가족여행 한 번 못 가봤다"며 "아들이 어느날 친구들 앞에서 자랑할 게 없다고 하더라, 작년에 통영에서 네 시간 여행한 게 전부"라고 해 안타까움을 산 곳이다. 당시 MC들은 사장 가족에게 하루의 휴가를 주고 대신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다.

대중이 응원을 보냈던 만큼 이들의 달라진 모습에 분노도 컸다. 처음과 달라진 음식 맛과 양, 노골적인 현금결제 요구, 무리한 주문 규칙 등이 문제가 됐다.

이 중 가장 분노를 산 건 도시락집의 운영 태도였다. 이들은 홀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1인 1라면' 주문을 필수로 요구하는가 하면, '김밥 한 줄은 카드 판매 힘들어요!' 등 계산대 앞에 현금 결제를 의도한 공지를 내걸기도 했다.

또 기습점검을 위해 손님으로 위장한 제작진이 가게에서 영상을 찍자 제지하며 "영상 지우신 거 확인 좀..."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자리를 뜬 후엔 사장이 밖으로 나와 두리번거리며 동태를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과거 성실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 함께 방영된 포방터 돈가스집과의 비교까지 더해져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돈가스집 사장님이 돈 벌어야지, 엉뚱한 사람이 벌면 안 된다", "돈 벌게 해주니 배짱 장사한다", "마음대로 할 거면 백종원 사진 떼라" 등 비판의 글이 이어졌다.



전문가 "동네 장사에서 전국 장사… 역량 부족한 탓"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일명 '포방터 돈까스집'이 제주에서 문을 연 가운데 19일 오전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이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식당 앞에 줄을 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9.12.19. woo1223@newsis.com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골목식당', 그동안 초심을 잃어 논란이 된 식당이 한두 곳이 아님에도 거제도 도시락집은 무리한 운영으로 공분을 샀다.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취했을까.

온라인 이슈 관리 컨설팅 회사인 '밍글스푼'의 송동현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거제도 도시락집은 그간 내 앞에 있는 협소한 고객을 중심으로 장사했을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갑작스레 전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게 되면서 옳은 건지 옳지 않은 건지 판단하는 데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포방터 돈가스집과 거제도 도시락집이 '선악' 구도로 그려진 데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송 대표는 "포방터가 '선'으로 그려지면서 상대적으로 거제는 '악'이 됐다"며 "대중의 분노를 예측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사람(도시락집 사장)이 전국민에게 나쁜 사람이 되었어야 했나, 물음표가 남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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