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산 안사요"…글로벌 기업의 이유있는 보이콧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12.26 11:47

"아마존 산 콩·소가죽 구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기업들…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구매' 선호경향 반영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방목되어 자라고 있는 소들. /사진=AFP

네슬레, H&M, 까르푸 등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아마존산 보이콧'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에서 난 콩이나 소가죽을 구입하지 않음으로써 삼림 파괴를 막겠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라질의 급속한 삼림파괴를 막으려는 노력이 여러 제품의 공급망을 흔들어 놓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이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끼치면서 기업들은 제품의 기본적인 원료조차도 어떻게 생산되는지 면밀히 신경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슬레는 미 농업회사 카길로부터 향후 3년간 브라질 콩을 구입하는 것을 중단했다. 네슬레 측은 브라질에서 구입하던 콩을 이제 미국과 유럽에서 공급받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는 우리에게 있어 비용을 늘리는 일이지만 우리는 환경 보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콩 수출업체인 카길도 대응에 나섰다. 카길은 지난 6월 브라질 토지 개간활동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카길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루스 킴멜슈는 "네슬레의 변화는 카길의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강한 윤리적 책임과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의류업체들은 아마존에서 키운 소에서 나온 가죽을 더 이상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 유명 패션업체 VF코퍼레이션과 세계 2위 의류 소매업체 H&M은 최근 "브라질 소가죽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VF코퍼레이션은 팀버랜드, 노스페이스, 반스, 잔스포츠 등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간 가죽 공급의 5%를 브라질에서 충당해왔다. 브라질은 지난해 14억달러(약 1조6250억원)어치의 소가죽을 전세계에 수출했다.


유통업체도 변화하고 있다. 프랑스 유통체인인 까르푸는 카길과 브라질 최대 육가공업체 JBS에 서한을 보내 "아마존 등지의 삼림 보호에 대한 그들의 계획을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영국의 식료품 체인점 테스코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브라질 세라도 지역 콩 재배농들의 아마존 삼림 벌채를 막기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5년간 1300만달러(약 15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1년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은 서울의 16배에 달하는 면적이 사라졌다. 무분별한 벌목과 이 과정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때문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9762㎢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신용평가회사 피치 산하 연구소는 지난 8월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마존 화재로 농업 비즈니스에 대한 압력이 계속 높아질 것이며 브라질의 ‘경제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개발만을 외치는 중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삼림 파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아마존을 인류의 유산, 지구의 허파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특정 국가들은 이런 오류를 토대로 무례한 태도를 보이고 식민지적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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