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의 닛케이 트렌디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19년 히트상품' 30위 안에는 '포켓틀'(Poketle)이라는 작은 물병이 올랐습니다(28위). 지난해 11월 한 디자인업체가 선보인 이 제품은 현재까지 100만개가 나갔습니다. 업체가 기대했던 것의 몇십 배 수준입니다.
포켓틀에 가장 큰 특징은 작다는 것입니다. 높이 14.3㎝, 지름 4.5㎝으로 옷 주머니에도 들어가고, 용량도 120㎖로 적은 편입니다. 제품을 만든 DESIGN WORKS ANCIENT(디자인웍스 에인션트)의 고바야시 유스케 대표는 "비타민음료 용량을 참고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적은 용량인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할까요?
고바야시 대표는 최근 도요게이자이신문에, 예전에 자신이 마시다 남긴 500㎖ 생수병을 보면서 "체격 큰 남자인 나도 남겼는데 여자들이라면? 요즘 도시락 크기도 작아지는 추세인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조사업체를 포함해 주변에서는 말렸습니다. 너무 작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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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의외의 효과'━
하지만 가장 많이 사는 고객은 따로 있습니다. 업체에 따르면 구매자 절반가량은 고령 여성들. 외출해서도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쓰는 것입니다. 휴대하기 좋은 무게(120g)에 보온·보냉 효과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됐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일본의 현상이 오히려 제품에는 유리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와 관련해 "엄마는 예전부터 빈 후추통 같은 데 물을 넣어 갖고 다니셨다"면서 제품을 호평했습니다.
이 밖에 아기 분유를 타기 위해 뜨거운 물이 필요한 부부, 강아지 산책을 하는 사람들 등도 작은 텀블러를 쓰고 있습니다. "의외로 적당한 용량"이라는 평도 있고, 음료 종류에 따라 2개를 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포켓틀 제조사는 의외의 대박에 국물용 작은 텀블러 등 후속작도 내놨습니다.
고바야시 대표는 "지금은 제품이 팔리지 않는 시대"라면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려면 남다른 과감한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이 제품을 히트상품에 선정한 닛케이 트렌디는 "음료를 한 잔씩 들고 다닌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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