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에도 콩밥만…조기은퇴 꿈꾸는 미국 청년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12.24 10:00
/AFPBBNews=뉴스1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는 변호사 다니엘(36)은 연수입이 27만달러(약 3억1000만원)인 고연봉자이지만 매일 식사는 밥과 콩, 두 가지로만 해결한다. 그는 집값이 비싼 뉴욕을 피해 뉴저지의 단칸방에서 사는데, 겨울엔 여러 옷을 겹쳐 입어 추위를 버틴다. 여지껏 그가 산 제일 비싼 신발은 60달러짜리(약 7만원) 구두. 그가 궁상스러운 삶을 사는 이유는 하나다. 수익의 70% 이상을 저축해 40세 전에 조기은퇴하는 것.

2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뉴욕포스트는 다니엘을 비롯한 미국 밀레니얼세대들의 조기은퇴를 꿈꾸는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운동' 참여가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어 운동의 목표는 독하게 돈을 모아 40세쯤 은퇴해 자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다니엘도 이미 40만달러(약 4억6500만원) 이상을 저축했으며, 3년 후 은퇴할 예정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재테크 관련 블로그 '머니해빗(The Money Habit)' 운영자인 리빙스턴은 28세에 은퇴하기까지 200만달러(약 23억원) 이상을 모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월가에 취업해 초봉 10만달러(1억1600만원)를 받았다. 리빙스턴도 조기은퇴까지 실수령액의 70% 이상을 저축했는데, 뉴욕에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월세 1000달러(약 116만원)짜리 집을 구해 룸메이트와 함께 살았다. 집안의 가구는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모두 구했다.

억대 연봉 전문직이 아닌 사람들도 조기은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공립학교에서 교사를 했던 올슨 부부는 30대 초반에 100만달러(약 11억6300만원)를 모아 일을 관뒀다. 부부는 10평 남짓한 집에 살면서 둘이 합쳐 연 생활비 2만 달러(약 2300만원)만 쓰며 수입의 75%를 저축했다. 그렇게 8년을 버틴 뒤 이들은 스스로에게 해고를 선언하고 세계여행을 즐긴다.


물론 독하게 절약하는 만큼 잃는 것도 있다. 뉴욕포스트는 파이어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의 교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을 공통적으로 내놨다고 전했다. 이들은 조기은퇴를 위해 주말을 포기하고 일주일에 60시간씩 일을 하기도 한다. 어쩌다 여가시간이 생겨도 한 달에 유흥비로 쓰는 돈은 25달러 남짓이다보니,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조기은퇴 목표와는 관계 없이 검소한 생활은 재산을 늘리는 데 꼭 필요한 습관이라고 말한다. 어플루언트 마켓 인스티튜트의 사라 스탠리 패로우는 미국의 600명 이상의 백만장자들의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주력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극대화 하는 습관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1958년 네브라스카 오마하에 단돈 3만1500달러(현재 가치로는 25만달러)를 주고 산 집에서 여태껏 살고 있다. 현재 버핏 회장의 자택 가치는 65만 달러(약 7억5600만원)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총 재산의 0.00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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