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또 다른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국토 면적(1030만㎢)은 대한민국과 비슷하고, 인구 대다수가 수도(레이캬비크)에 몰려있다. 덴마크로부터 1944년 독립했다.
아이슬란드는 강원도 원주시 수준인 약 33만명 규모의 인구 소국이다. "혹시 먼 친척이 아닐지" 미리 점검해주는 데이트 앱이 유행할 정도다. 척박한 땅이지만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로 천혜의 청정 자연을 부여받았다. 때문에 알루미늄 제련과 관광·어업 등 자원을 활용한 산업이 발달했다.
◇20년 전 조기 태동된 수소경제 실험 '쓴 맛'도 봐=우리도 잘 모르는 사이 이곳에서 수소 경제로의 도전이 시작됐다. 브라기 아르나손 아이슬란드대 교수가 '미치광이' 소리를 들어가며 1970~80년대 수소 경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창했다.
이 씨앗이 뿌려져 1999년 아이슬란드 정부는 수소 활용 교통체계 시스템 'ECTO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때 국제수소연료전지파트너십(IPHE) 의장국을 맡을 정도로 '수소 주도국 위상'도 상당했다.
초창기 수소 사업을 주도했던 '뉴에너지'의 해외 주주(쉘·다임러 등)는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수소경제 대부' 아르나손 교수는 2017년 영면에 들었다. 2008년 아이슬란드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수소 투자에도 치명적이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들렸다.
크리스티얀 아틀라손 온파워 전무는 "한밤중, 특히 난방 수요가 낮은 여름 심야에 버려지는 전기를 수소로 전환하고 이 수소를 버스 등 운송수단에 사용할 수 있다"며 "단 하나의 에너지도 버려지게 놔둘 수 없다는 인식이 기본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헬리셰이디에서 만들어진 그린수소는 레이캬비크 시내 수소충전소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 내 전력 생산 비중에서 수력과 지열 발전은 각각 7대 3을 차지한다. 따라서 앞으로 수요가 증가하면 수력 발전을 통한 수소 생산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틀라손 전무는 "아이슬란드에선 지열을 통한 생산이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 먼저 추진됐다"며 "각 국가·환경 별로 상황에 따른 옵션을 잘 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지 모양으로 아이슬란드 외곽을 따라 순환하는 이른바 '링 로드'(1번 국도)에 매일 달리는 화물차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면 혁신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도 높다.
아이슬란드 정부도 그린 수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정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에를라 게스츠도티르 아이슬란드 산업혁신부 선임 고문은 "아이슬란드는 파리 기후 협정의 일원으로 204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차량뿐 아니라 해양 선박 기술이나 에너지 저장에도 가능성이 높은 수소가 아이슬란드 미래에서 중요한 에너지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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