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가 제목. 시집의 1부는 신작 시 100편, 2부는 독자들이 사랑하는 애송 시(대표 시) 49편, 3부엔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 65편이 실렸다.
시를 시처럼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풀어낸 화법이 인상적이다. 나 시인 특유의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그대로 배어있다. 반세기 시작(詩作)에서 얻은 교훈이랄까.
근사한 포장이나 은유를 의무처럼 생각하던 작가의 습관은 일찌감치 거세된 듯, 사소한 것들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애착이 더 많이, 더 깊게 배었다.
“쓸쓸해져서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버림받은 마음일 때만 들리는 소리가 있다/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너도 부디 나와 함께/인생은 ‘고행’이 아니라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중에서)
‘나’가 아닌 ‘우리’에 천착하고 ‘비관’에서 ‘낙관’으로 주제어를 강조하는 것 역시 긴 세월을 딛고 깨달은 작가 인생관의 본질과 맞닿는다.
삶을 흐르는 움직임으로 간파한 시인은 ‘너’라는 절대적 대상과 발맞춰 걷는 이 인생을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나를 버리는 시간도 환희의 과정임을 작가는 몸소 깨달은 듯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그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창작 시집 41권과 수필집, 동화집, 시화집 등을 출간했다. 박용래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았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나태주 지음. 열림원 펴냄. 352쪽/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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