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릴랜드 대학교의 필립 코헨 사회학 교수의 연구를 인용, 2017년 기준 '남성 가장을 둔 기혼 가정'이 전체의 21.4%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1960년에는 전체의 65.3%가 이 범주에 속했지만 그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 여성 가장을 둔 기혼 가정의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생겨나면서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특히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한부모가정(미혼모 21.2%·미혼부 4.5%)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결혼하지 않고도 가족을 이루는 이들은 제로(0)에서 7%가 됐다. 이에 따라 미혼동거가정에서 자라는 자녀의 비율은 전체의 25%로, 50여 년 전 10%에 비해 크게 올랐다.
대가족 역시 전체 가정의 20%를 차지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중년층이 노년의 부모를 부양하고, 학자금 대출 등으로 독립에 부담을 느낀 청년세대들이 부모와 같이 살면서 가정 형태가 변하고 있다. 2015년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서 동성결혼 가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WSJ는 이에 대해 "수십년 간 전통적인 가족 구조로 여겨진 핵가족에서 (미국 사회가) 멀어지고 있다"면서 "하나의 보편적인 가족 구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자 기업들도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 맞춤제작업체 KB홈의 제프리 메즈거 최고경영자(CEO)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부동산 업계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KB홈은 거실·침실·욕실 등의 개수는 물론 그 크기까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재를 생산하던 기업들도 광고에서 동성결혼 가정, 한부모가정 등을 내세우면서 홍보 전략을 바꿨다. 미 가정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드갬블(피앤지)의 키르티 싱그 최고분석책임자(CAO)는 "그동안 미국의 전통적인 가족은 성별이 다른 부모와 남·여아로 구성된 가정이었다"면서 "이제는 그 그림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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