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종가' 녹십자의 외도…"합성약·외국약도 판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 2019.12.20 08:30

주력 백신·혈액제제, 독점체제서 경쟁체제로…사업다각화 필요성 높아져

GC녹십자 연구현장 / 사진제공=gc녹십자

GC녹십자가 합성의약품 사업을 강화하는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백신과 혈액제제 등 주력 사업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개량신약 개발 전문기업인 애드파마와 합성의약품 연구개발(R&D)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애드파마가 합성의약품 제제를 개발하면, GC녹십자는 해당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 생산과 상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GC녹십자는 다국적 제약사 제품 도입을 통한 외형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다국적제약사 머크 의약품 사업부인 한국머크 바이오파마와 당뇨병치료제 ‘글루코파지(Glucophage)’에 대한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혈액제제 등 바이오 의약품에 집중하던 GC녹십자가 사업 다각화와 외형확장에 나선 것은 해당 분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백신과 혈액제제 사업은 GC녹십자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누적 백신·혈액제제 매출은 전체 64.9%를 차지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경쟁사들이 자체 백신개발에 성공하는 등 치열한 경쟁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개발했고, 이듬해인 2016년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개발에 성공했다. 여기에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 사노피파스퇴르 등도 4가 백신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제약사와 GC녹십자가 나눠 갖던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새 과열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GC녹십자는 최근 2년간 독감백신 재고가 30~40% 이상 남아 폐기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고 했다.


해외 백신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그동안 GC녹십자 독감백신은 국내 독감백신 중에서 유일하게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진출했었다.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독감백신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PQ 인증을 획득하면 유니세프(UNICEF), 파호(PAHO, 범미보건기구) 등 UN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국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독감백신이 올해 4월 WHO PQ 인증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혈액제제 시장도 후발주자들의 공세가 거세다. 그동안 GC녹십자는 국내 혈액제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이 하나둘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실례로 SK플라즈마는 브라질 보건부가 주관한 2020년 혈액제제 입찰에서 면역 글로불린 리브감마-에스앤주 (IVIG-SN) 공급자로 선정됐다. SK플라즈마가 수주한 총 금액은 약 2000만달러(약 23억원) 규모다.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제약사 바이오파마와 ‘혈액제제 위탁생산 및 기술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백신과 혈액제제 시장에서 GC녹십자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하다”면서도 "사업 다각화와 외형확대 전략은 향후 10년, 20년 후를 대비한 전략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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