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덕에 수주대란 면한 대우조선…30년 신뢰 빛났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9.12.16 15:42

업황 둔화에도 안젤리쿠시스·셰브론 수주 이어가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보다 세계 조선 시황 전반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단골 장사' 덕을 톡톡히 봤다. 올해 수주 핵심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해양플랜트 일감 대부분을 30년 안팎 신뢰관계를 형성한 선주로부터 받아내며 수주 급감 사태를 면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내부적으로 LNG선 10척과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Semi-Submersible Floating Production Unit Hull) 1기를 올해 핵심 수주성과로 꼽았다.

LNG선 10척은 대우조선 수주 성과의 약 30%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우조선은 올해 LNG선 10척을 비롯해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1척(59억5000만달러 규모)을 수주했다. 대표적 고부가 가치 선박인 LNG선의 척당 글로벌 평균 가격은 1억9000만 달러 안팎이어서 금액 기준으로도 수주 기여도가 높았다.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 1기의 수주 금액은 약 2억달러로 파악됐다. 전체 수주에서 차지한 비중은 작지만 해양플랜트 일감이 절실했던 대우조선엔 단비였다. 해양플랜트 수주는 2014년 이후 '제로'였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되면 해양플랜트 작업장을 돌릴 일감 자체가 고갈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 수주의 핵심 발주처는 대우조선과 연이 깊은 단골 선사였다. 특히 LNG선 10척 중 7척을 발주한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돋보였다.

안젤리쿠시스는 올해 수주를 포함해 1994년 이후 대우조선에만 무려 110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특히 조선 시황이 최악이던 2015~2017년에도 대우조선에 꾸준히 발주를 이어갔다. 전년대비 시황이 둔화된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시황이 정점일 때 '단골관리'를 잘 한 덕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발주가 넘쳐 조선소 도크가 부족했던 2006~2007년에 안젤리쿠시스 요청이 들어오면 우선적으로 소화했다는 전언이다.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를 발주한 미국 셰브론도 핵심 단골로 꼽힌다. 대우조선과 셰브론은 30년 넘게 신뢰관계를 쌓았다. 셰브론은 이번 계약 포함 14개의 프로젝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고 금액은 약 16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올해 계약은 2016년 셰브론과 맺은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본합의서' 에 따른 첫번째 결과물이다. 그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셰브론의 발주 물량을 대우조선에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는 합의였다.

이날까지 대우조선의 누적 수주액은 5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총 수주액 68억달러에 못 미친다. 그나마 두 발주처의 수주가 없었으면 수주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셈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수주 프로젝트가 아직 남아있다"며 "연말까지 수주 활동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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