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명이야"…금융공기업 휩쓰는 '예산통'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9.12.16 04:35

예산관료 출신 금융공기업 사실상 '싹쓸이'..."지나친 쏠림, 전문성 무시" 지적

금융 공공기관들을 ‘예산통’ 공무원들이 하나씩 접수해 가고 있다. 출신으로 능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지나친 쏠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수석은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정통 예산관료다. 1956년생인 그는 행정고시 21회로 기획예산처 차관까지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수석을 맡아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은성수 위원장보다는 행시 6기수 선배이기도 하다.

앞서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한 방문규 행장도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행시 28회인 방 행장은 예산실 주요 부서를 거쳐 예산실장과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냈다.

9일 한국자금중개 사장에 선출된 이승철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행시 32회) 역시 기획예산처 출신이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기획예산처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행시 32회로 기재부 국고국장을 끝으로 퇴임해 작년 9월부터 예금보험공사를 이끌고 있다.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를 거친 송병선(행시 30회) 전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은 작년 2월 ‘한국기업데이터’ 대표로 취임해 재직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임 사장에도 ‘예산관료’가 유력하다. 이 자리에는 행시 33회로 주요 예산 관련 부서를 거친 문성유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들어 수장이 교체된 금융공공기관을 예산통들이 싹쓸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에선 금융관료, 즉 ‘모피아’들이 주로 가던 자리를 예산관료들이 대체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특징 중 하나이지만 쏠림이 지나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산관료 출신과 CEO로서의 능력이 무관하다고 하지만 금융 분야에서의 경험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며 “전문성을 무시한 인사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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