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회장 별세…LG 장자승계 원칙 기틀 세워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9.12.14 12:46

선친 타계 후 1970년 그룹 회장 취임...후계 故구본무 타계 후 장자 구광모 회장 취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4세.

LG는 구씨, 허씨로 엮여진 데다 대대로 자손이 많아 국내 재벌 중 가계도가 가장 복잡한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유의 유교적 가풍을 이어가며 잡음 없는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LG의 장자 승계 원칙은 1970년 당시 고인의 취임에서부터 시작됐다.

1969년 12월31일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당시엔 함께 그룹을 일궈온 구철회 당시 '락희화학' 회장 등 형제들이 즐비했다.

구철회 회장은 구인회 회장 별세 다음해인 1970년 1월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장조카인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그룹 '장자승계' 전통의 시위가 당겨진 셈이다.

구자경 회장은 이후 25년간 LG그룹을 이끌며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구 회장은 70세가 되던 1995년 1월 럭키그룹의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꾸고 그해 2월 그룹 총수 자리를 장남인 고 구본무 회장에게 승계한 뒤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구본무 회장은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광모씨를 2004년 양자로 들이면서 장자승계를 이어갈 뜻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2018년 5월17일 지주사이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LG의 사내이사로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추천됐다. 4대째 '장자승계'의 신호탄이었다.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직후인 6월29일 ㈜LG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에 선임한 뒤, 이사회에서 ㈜LG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 구광모 회장은 공식적인 취임식 행사 없이 회장 업무에 돌입했다.

한편 LG그룹은 장자승계의 원칙을 지키면서 장자승계가 완료되면 다른 형제들은 일부 계열사로 독립하는 형식을 거쳐왔다. 장조카를 그룹 회장으로 추천한 구철회 회장의 몫으로 1999년 LG화재해상보험(현LIG화재의 전신)이 독립했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5남인 구평회 E1 명예회장, 6남인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 등은 현재 LS그룹으로 분가했다.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은 희성그룹을 이끌고 분리했다. 3남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조카인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LG 2대 주주로 남아있는 구 고문 역시 추후 계열분리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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