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플렉스 문화, 욜로(YOLO) 열풍으로 청년층이 과시적 소비문화에 열광하거나 저축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성급한 일반화다. 시중은행이 내놓은 각종 청년 특화 예·적금 상품은 저마다 수신액을 기록 중이며, 핵심 고객층이 30대 이하의 청년들인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 등은 1000원 미만 소액까지 모으는 '잔돈저축'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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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43.2% "수입 30% 이상 저축"…신용조회━
특히 20대 중후반(25~29세)부터 재테크에 더 적극적이었다. 수입 절반을 재테크에 쓴다는 25~29세 응답자 비중은 20.9%로, 20대 평균보다 높았다. 35~39세의 같은 응답이 비중이 9.2%인 것을 고려하면, 20대의 재테크 열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30대 이상부터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느라 생활비가 늘어나는 반면 20대 중후반은 취직으로 고정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재테크 최적기인 20대부터 중장기적인 자산형성 시간표를 마련하고, 계획적으로 저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0대 상당수는 저축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용관리에도 적극적이다. 금융플랫폼 '토스'의 무료 신용조회는 서비스 개시 후 2년 9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사용자 1000만명을 넘어섰는데, 연령별 사용자 비중은 20대가 38.7%로 가장 높았다. 또 30대 28.1%, 40대 19.5%, 50대 이상 12.3% 순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작년 10월 '내 신용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올 10월 말 누적 조회 수 378만명을 기록한 가운데 30대(37.1%)와 20대(29.8%)의 비중이 엇비슷했다. 청년층이 자신의 신용정보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무리한 소비와 대출을 지양하고 금융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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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보단 '안정형'…주택청약은 20대 '10명 중 7명' ━
굿리치 설문에서 20대는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예·적금(54.1%)을 꼽았다. '종잣돈'이 쌓이지 않았고, 30대 이후 결혼과 주거안정 등이 재테크의 목표인 탓에 리스크를 감수하는 공격적 투자는 꺼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14~2018년에는 30대의 청약통장 가입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올해 들어 20대 가입자가 더 많아졌다"며 "청약 가점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가점 요소 중 하나인 청약통장 가입 기간 고득점을 만족하기 위해 가입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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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도 모으면 '쏠쏠'…1000원 미만 '잔돈저축' 인기━
잔돈저축은 토스가 먼저였다. 올 4월 선불충전식 '토스카드'를 출시하면서, 결제 후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잔돈 저축 기능을 탑재했다. 가령 충전금액이 5000원인데 4100원짜리 커피를 결제했다면, 900원이 잔돈저축 계좌에 모이는 방식이다. 토스 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잔돈저축 수신고도 수십억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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