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엄마들'이 온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19.12.14 09:00

[인구이야기]

198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연간 출생아는 강력한 가족계획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가족계획이 다소 느슨해진 1990년대 초반, 특히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이례적으로 출생아가 늘었다. 그 이후에는 줄곧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아이가 23만2317명 태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적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출생아는 30만명을 갓 넘기게 된다. 상황에 따라 20만대로 주저 앉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연간 출생아 숫자가 30만명대 이하인 적은 없었다. 충격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지만, 무덤덤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출산 흐름이 장기간 이어진 것을 보면 어쩌면 당연하게 와닿을 수 있다.



◇2022년부터 신생아가 늘어난다고?


이런 상황에서 통계청은 2022년부터 다시 출생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제도적, 사회·문화적인 변화 때문이 아니다. 장밋빛 전망의 근거는 인구 통계 그 자체다.

인구 통계의 변곡점 중 하나는 1982년이다. 그해 84만8312명(합계출산율 2.39명)이 태어났다. 1982년은 마지막으로 아이가 80만명 넘게 태어난 해다.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 대체출산율(2.1명) 이상을 기록한 것도 1982년이 마지막이었다.

출생아는 산아제한 정책 등의 영향으로 1983년부터 급감한다. 1984년 연간 출생아는 67만4793명으로 2년 전보다 17만명 이상 줄었다. 이후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줄곧 아이가 60만명대 태어났다.

그러다가 1991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1991년 출생아 숫자는 70만9275명으로 전년(64만9738명)보다 약 6만명 늘었다. 1992년에는 73만678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1989년의 출생아가 63만9431명이었으니 불과 3년만에 약 10만명의 아이가 더 태어났다.

산아제한 정책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91년생 엄마, 아빠…전망은 전망일 뿐?


아이가 연간 70만명 넘게 태어난 건 1995년이 마지막이었다. 1996년 이후에는 다시 60만명대로 감소했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가 겹치면서 우울한 경제 상황에 아이는 지속 감소했다.

통계청은 1991~1995년에 태어난 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1968~1974년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라는 뜻에서 '에코(Echo, 메아리)붐 세대'라고도 불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출생아 숫자는 2021년 29만명까지 감소한 후 2022년(30만명)부터 다시 증가한다. 2022년은 1991년생이 한국나이로 32세가 되는 해다.

지난해 기준 평균 출산연령은 32.8세다. 2022년부터 1991년생이 본격적으로 부모가 된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이전 세대보다 비교적 많은 1991~1995년생이 부모가 되면서 2022년부터 2028년까지 계속 출생아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시나리오일 뿐이다. 출산율은 단순히 부모 세대 인구 규모에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최근 기록적인 출산율 역시 가장 비관적인 예산 경로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실제로 출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혼인율은 통계청의 전망이 실현될지 의문을 품게 한다. 혼인건수는 통상 2~3년 후 출산율에 반영되는데, 올해 1~9월 혼인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2021~2022년 가장 많이 아이를 나을 신혼부부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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