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연봉 1억' 늘어나는 日…"토익 800" 내건 곳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12.11 11:30
일본 신입사원들 /AFPBBNews=뉴스1
일본에서 신입사원에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및 실업률 감소에 따른 구인난에다가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 인재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자 인재 쟁탈전에 뛰어든 것이다.

일본 기업 중 신입사원에게 연봉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내건 곳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론 신입사원 전체가 아닌 일부 인력에만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연봉 1000만엔은 상위 5%에 해당하는 고연봉으로 기업들이 파격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취업에 필요한 영어성적이나 학력도 크게 완화했다. 대신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창의성과 전문지식 등을 본다.

일본에서 고연봉 신입사원을 뽑는 회사들은 구인난이 가장 심각한 IT(정보기술)업계와 서비스업종에 몰려있다. 산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일본 IT ·통신 계열의 구인배율은 8.33배였고, 서비스업종은 3.07배로 두 번째로 높았다.

닛케이는 지난 6월 신입사원에게 연봉 1000만엔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던 회전초밥 전문업체 '쿠라스시'에 200여명의 지원자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쿠라스시는 '간부후보생' 자격으로 10명을 모집했는데, 자격은 국적 불문에 26세 이하, 토익 800점만 내걸었다. 회사는 지원조건을 크게 완화하고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고연봉을 내걸자 이전에는 지원하지 않았던 도쿄대와 와세다대 등 고학력 인재들이 다수 몰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간부후보생 초봉은 쿠라스시 평균 연봉의 2배가 넘는다. 현재까지 서류 심사 및 온라인 테스트 등 1차 전형을 거쳐 20여명이 추려졌는데, 여기서 다시 경쟁을 통과한 절반의 인력이 내년 봄 입사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쿠라스시의 해외사업 확장 등에 투입된다.

안경전문점 온데즈는 알바 경력에 따라 내년부터 신입사원에게 최대 연봉 600만엔(약 6600만원)을 주겠다고 공고하기도 했다. 성과급 등을 포함해도 연봉 1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고연봉직인 IT업계만큼 파격적인 대우다. 이 회사는 안경점 아르바이트 경력 등을 평가해 초봉을 책정하겠다고 했다.


일본 전 산업을 통틀어 신입사원에게 가장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건 IT(정보기술)업계이다. IT기업의 31.9%가 인재 구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하고 있다.

일본 IT업계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2017년 화웨이 일본법인이 공격적으로 일본 엔지니어 채용에 나서면서 이때부터 우수인재 쟁탈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본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는 유명 학회에 논문을 발표한 실적이 있는 신입사원에게 초봉 1000만엔 이상을 지급한다. 아예 급여 상한선을 없애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 이상의 연봉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메신저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도 초봉 700만엔(약 7700만원) 이상을,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는 초봉 600만~1000만엔(약 6600만~1억1000만원)을 약속한다. 소니도 AI(인공지능)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일부 인력에 730만엔(약 8000만원) 이상을 연봉으로 내걸었다. 이는 일반 대졸자 신입사원보다 50% 더 많은 급여다. 이밖에 비즈리치도 엔지니어들의 초봉 하한선을 600만엔(약 6600만원)으로 설정했다.

닛케이는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던 일본의 '회원형 일자리'가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자를 뽑는 '작업형 일자리'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해 천천히 키웠지만, 일본 자체적으로 구인난이 심화하는 데다가 중국 기업들의 인재사냥 등으로 해외로 유출되는 인재가 많자 고용 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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