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추위가 지나간 자리를 미세먼지가 가득 메웠다. 하늘은 마치 해가 뜨지 않은 것처럼 온통 뿌예 가까운 거리도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출근길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는 등 대비를 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나선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북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은 올 겨울 들어 처음이다.
겨울철을 맞아 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출근길에는 따뜻한 날씨에 옷차림은 다소 가벼워진 반면 미세먼지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각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하는 안내 문구와 방송이 나왔다.
서울 2호선 신촌역에서 만난 최모씨(33)는 "이제 좀 덜 춥다고 생각했는데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목이 많이 아프고 숨도 쉬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계속 미세먼지가 있는 채로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이모씨(65)는 "외출했을 때 조금 따뜻하다 싶어 하늘을 바라보면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손님들이 많고 겨울철에 이른바 삼한사미가 된 건 오래"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충분한 대비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 공덕동에서 만난 장모씨(27)는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건 알았는데 출근할 때 잠깐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마스크를 챙기지 않았다"며 "걱정은 되긴 하는데 이전에도 따로 마스크를 쓰거나 해본 적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 최모씨(34)는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지 모르고 자동차를 가지고 법원에 갔다"며 "환경부에서 문자가 왔는데 차량운행 제한이라고만 돼 있어서 자세한 내용을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진 이유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된 탓이다. 이날 수도권 미세먼지 수치는 '매우 나쁨', 강원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은 '나쁨', 제주권은 '보통'으로 예보됐다. 강원영서·충청권·대구도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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