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그냥 한번 해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이웃집 B씨의 와이파이에 접속했습니다. 그런데 비밀번호 입력도 필요없이 곧바로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와이파이 속도도 너무 빨라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렇게 이씨는 뭔가 찜찜했지만 너무나 속시원하게 빠른 와이파이 속도가 마음에 들어 3개월 이상 B씨 와이파이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었던 것일까요? 이웃집 B씨는 이씨가 자신의 와이파이를 무단 접속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씨는 곧바로 B씨에게 사과를 했지만 B씨는 이걸로 분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씨처럼 얌체로 이웃집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에피소드는 캐나다의 인기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서도 주요 사례로 나왔을 정도인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이웃집 와이파이 사용은 별다른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입니다. 와이파이를 훔쳐 사용했다고 형법상 절도죄를 묻기도 힘들다는 게 법조인들의 지적입니다.
"우선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에게 그 혐의가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합니다."
"그러나 와이파이의 경우에는 타인이 점유한 재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의 점유로 옮긴 절취행위라고 해석할 수도 없습니다. 이씨가 와이파이를 무단 사용했다고 해도 B씨 역시 와이파이를 사용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무단 와이파이 사용을 불법 해킹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해킹은 관리자의 허락없이 서버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파괴하거나 변경 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인데 이씨는 와이파이를 그냥 사용했을 뿐입니다.
이씨가 와이파이를 몰래 사용했다고 해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피해가 없었다면 또다른 피해를 주장하기도 애매합니다.
결국 이번 와이파이 무단 사용 사건은 법률적 문제로 키우기보다는 이웃끼리 지켜야할 에티켓 차원에서 보는게 서로의 정신 건강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비밀번호를 설정해 만에 하나 제3자가 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씨, 그렇다고 자신의 와이파이 무단 사용을 합리화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B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다시는 이런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5G 시대를 맞아 인터넷을 사용하는 우리의 태도도 꼭한번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겠습니다. "
영상 : 법률N미디어 김정률 인턴 에디터
글 : 법률N미디어 이창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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