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판권경쟁 탈출… JW중외, '기술도입' 택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19.12.09 04:57

JW중외제약 판권보유 신약, 日 허가 신청…"新시장 형성·R&D 역량 강화"

제약사들의 도입 약 전략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미 완성된 약을 도입하던 기존과 달리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판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오리지널 제약사 배만 불려주는 '저마진 독점 판권 계약'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신성빈혈치료제 'JTZ-951'의 원개발사 재팬 타바코(이하 JT)가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JTZ-951은 기존 치료제와 기전과 제형이 다른 신약이다. JW중외제약은 2016년 JT와 JTZ-951에 대한 국내 임상과 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월부터 국내 20개 종합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TZ-951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해 개발 단계인데도 불구하고 판권 계약을 한 것"이라며 "이런 도입 전략을 통해 성공 가능성 높은 신약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 이차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제 'AJT240' 등도 이런 방식으로 도입했다.

하나제약은 연내 독일 파이온이 개발한 마취제 신약 '레미마졸람' 국내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는 추가로 파이온과 동남아시아 판권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레미마졸람은 '프로포폴' 대체 약으로 꼽히는 마취제 신약으로,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와 코스모가 각각 일본과 미국 판권을 가지고 있다. 먼디파마는 지난해 12월, 코스모는 지난 4월 각 허가 당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일동제약이 국내와 아세안 8개국 판권을 가진 일라이 릴리의 편두통 치료제 '라스미디탄'은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라스미디탄은 기존 약과 다른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다.

종근당이 판권을 사들인 이스라엘 캔파이트 바이오파마의 신약 '나모데노손'은 개발 막바지 단계다. 나모데노손은 간세포성 간암 치료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NASH) 후보물질로, 내년에 간세포성 간암 치료제 미국 임상 3상에 들어간다. 종근당은 2016년과 올해 1분기 치료 질환별로 나모데노손의 판권을 계약했다.

이 같은 흐름이 저가 도입약 경쟁과 갈수록 중요성이 강조되는 R&D 때문이다. 기존 약을 도입할 경우 제약사는 사실상 판매사 역할만 하게 된다. 경쟁약도 많아 매출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자칫 저가 판권 확보 경쟁이라도 붙으면 유통마진은 거의 남기지 못한 채 오리지널 제약사 배만 불려주기 십상이다. 그러나 신약은 기존 약과 차별성이 있어 초반 시장형성에만 성공하면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다. R&D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임상과 허가를 진행하면서 경험을 축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판권을 보유한 신약후보물질의 국내 임상과 허가를 진행하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원개발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자체 신약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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