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 다시 드리워진 '미분양 그림자'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19.12.09 08:31

미분양 소진되자마자 공급 폭탄…청약 미달 잇따라

3000가구가 넘던 미분양을 모두 해소한 검단신도시에 또다시 미분양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적체됐던 물량을 소화하기가 무섭게 다시 공급이 쏟아지면서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한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2차 노블랜드 에듀포레힐’ 1순위 청약에 1397가구 모집에 702건이 접수돼 전체 7개 주택형 가운데 6개가 미달 됐다. 지난 5일 2순위 청약 접수까지 받았지만 끝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179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이 단지는 먼저 진행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481가구 모집에 19명이 청약하며 모집가구 수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검단 대광로제비앙’ 역시 2순위 청약까지 받았음에도 732가구 모집에 368건이 접수돼 전 주택형 미달됐다. 미달 세대수는 364건으로 전체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청약을 받은 ‘검단신도시 호반써밋’은 719가구 모집에 1286건이 접수돼 마감됐으나 평균 경쟁률은 1.85대 1로 낮은 편이었다.

청약 전문가 박지민 씨(필명 월용이)는 “청약에 당첨되면 통장을 소진하고 재가입해서 다시 1순위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검단신도시가 과거 미분양 무덤이었다는 것을 아는 수요자라면 청약통장을 쓰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단 광역교통망/사진=인천도시공사
2002년 2기 신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한 검단신도시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미분양 무덤으로 꼽혔던 지역이다. 2018년 10월 ‘검단 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첫 분양 이후 공급이 쏟아졌으나 인근 계양 등 3기 신도시가 추가 지정되고 지역 내 교통망 확충이 늦어지면서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6월 기준 검단신도시 미분양 물량은 3040가구까지 늘었다.

분위기는 철도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전됐다. 국토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대도시권 광역교통2030 비전’에 인천 1·2호선 연장 계획, 공항철도 계양역~지하철 9호선 직결 연결(예정) 등 서부권 급행철도 신규 노선 검토 내용이 포함돼서다. 불과 3개월 만에 미분양이 전량 소진되고 전매가 가능한 ‘검단신도시 우미린더퍼스트’ ‘검단신도시호반베르디움 1차’ 분양권에는 2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신규 단지들이 계약금 비중을 낮추고 중도금 이자 후불제 조건을 내거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점도 미분양 소진이 빠르게 이뤄진 이유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도 한 몫 했다. 서울 신규 공급 감소로 청약 당첨 가점이 높아질 것을 예상한 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비규제지역이었던 검단신도시가 뜻밖에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쌓였던 물량이 소화되기 무섭게 공급이 급증하면서 다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검단신도시에 신규 공급된 물량은 1만684가구로 집계된다. 작년 동기 2106가구 대비 5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 지난 10~11월 두달 동안 분양한 물량만 4개 단지, 3361가구에 달한다. 이달에도 검단 2차 파라곤, 검단신도시 신안인스빌 어반퍼스트, 검단 모아엘가 등 3개 단지, 2700여 가구가 분양할 예정이어서 침체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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