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외교채널 막히자 '군사력' 내세우는 北美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 2019.12.05 16:22

[the300]美국방 부차관보 "대북 군사옵션 유효"...北참모장 "신속 상응 무력대응'에 맞불

[런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 하원의 탄핵 청문회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우스운 일"이라며 민주당을 조롱했다. 그는 자신이 나토 정상회의로 자리를 비운 사이 청문회를 개최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의 애국심에 의문을 품게 된다면서 "저들이 하는 일은 나라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비난했다. 2019.12.05.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대북 ‘군사옵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데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읽힌다.

하이노 클링크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전작권 전환을 주제로 주한미군 전우회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한 강연에서 “(대북)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며 “군사력은 억지력으로 기여하기 위해 존재하고 안정화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언급한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내놓은 답변이었다.

그는 특히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해 한미 군당국이 연합훈련을 유예한 데 대해 “(훈련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다”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이 외교 공간을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면 동맹들로부터 매우 강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다른 어떤 것으로 전환될지도 모를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가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군과 국방부가 나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음으로 풀이된다.

대북 군사옵션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미 국방부의 입장은 북한 군부가 내놓은 ‘무력 상응 대응’ 발언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은 4일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라지만 그래야 한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대북 경고메시지를 발신한 데 대해 응전 의지를 밝힌 것이다. 비핵화 협상 ‘카운터파트’인 미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의 신경전과 기싸움이 미 국방부와 북한 군부간 말폭탄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북미가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년 만에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면서도 “나와 김 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했다. 북한도 전날 담화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했다. 두 정상 모두 외교적 해법의 기대를 놓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식 해법’을, 미국은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바란다.

문제는 시간이다.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의미를 두지 않지만 북한은 연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대미 강경 노선 회귀를 공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군마를 탄 김 위원장이 군 참모들을 이끌고 49일 만에 ‘혁명성지’ 백두산을 재등정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수 있다는 압박이다.

김 위원장이 선택할 ‘새로운 길’은 이달 하순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연말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대미 정책 노선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까지 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군사 도발을 추가로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하며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들을 4일 공개했다. 이번에는 부인 리설주(오른쪽) 여사도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백두산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 등과 대홍단혁명전적지 등도 시찰했다고 전했다.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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