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졌던 '장난감왕국', 토이저러스의 엄청난 변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11.29 06:00


2년 전 파산 이후 다시 매장 오픈
장난감 판매점→문화공간 탈바꿈
매장서 즐기고, 구매 온라인으로
제품 판매 대신 입점수수료 받아

미국 장난감 판매업체 토이저러스가 2년 전 파산보호 신청 이후 처음으로 새롭게 미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문을 연 매장. /사진=토이저러스
몰락했던 '장난감 왕국'이 재건의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완구업체 토이저러스 얘기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있는 한 쇼핑몰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2년 전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미국 내 700여개 매장이 문을 닫은 이후 새롭게 문을 연 첫 매장이다.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판다


토이저러스는 새로운 매장을 기존 매장과 차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히 장난감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장난감이 쭉 늘어선 진열대 대신 트리 하우스와 독서 공간, 영화관 등이 설치됐다. 고객이 장난감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오도록 설계했다.

토이저러스는 매장 크기도 대폭 줄이고, 상품도 1500개 정도만 배치했다. 대신 매장에 온라인 쇼핑몰과 접속할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주문기)를 설치해 고객들이 쉽게 물건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1만5000개 이상이 상품이 등록돼 있다. 매장 안에는 곳곳에 센서가 설치돼 고객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매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등의 정보를 모아 분석하기 위함이다.

토이저러스는 매장 혁신을 위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베타(B8TA)와 손잡았다. 오프라인 매장 서비스회사 베타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토이저러스의 매장 운영과 판매, 재고관리 등을 지원한다. 토이저러스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미국 종합 유통업체 타깃에 맡겼다. 타깃이 온라인 결제와 물류, 배송 등을 모두 담당한다. 토이저러스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판매 이익 대신 입점수수료 받아


장난감 판매점에서 문화공간으로 바뀐 토이저러스 매장. /사진=토이저러스
토이저러스는 수익을 내는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더는 매장 판매 수익에 기대지 않는다. 장난감을 도매로 받아 중간이윤을 붙여 파는 것이 아니다. 매장에서 팔리는 매출은 모두 해당 장난감 제조사가 가져간다. 대신 토이저러스는 매장에 입점한 완구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장난감 판매회사에서 완구업체가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장소로 변신한 것이다.

토이저러스는 아예 '토이저러스 어드벤처'라는 키즈카페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각각 한 곳씩 키즈카페를 운영 중이다. 토이저러스 모회사 트루키즈의 리처드 베리 최고경영자는 "어린이나 부모들이 주말이나 방과 후 할 일을 찾는다는 것을 알고, 부모와 가족이 놀이와 장난감의 가치를 전반적으로 중시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사업 전략을 고민할 때,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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