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복 전문회사 '워크맨' -닛케이 올해의 히트상품에
-아웃도어에 노하우를 접목
-"싼데 고기능" 입소문 퍼져
-매장수도 유니클로 제치고
-매출 급증, 자스닥 시총1위
━
이달 초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의 닛케이 트렌드는 '2019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을 발표했는데, 1위에는 '워크맨'이 올랐습니다. 왕년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Walkman)이 아니고 작업복 전문회사 워크맨(Workman)입니다. 의류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중에 작업복 회사가 최고의 히트상품이 된 것인데요. 이는 지난해 시도한 변신이 먹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입으면 시원한 티셔츠, 방수점퍼 등입니다. 공기차단 바지가 2900엔(3만1200원)에 나오는 등 가격도 저렴하자 "기능이 좋은데 싸다"는 얘기가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유니클로만큼 대중적이지 않아 '남들과 똑같은 옷'이라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워크맨의 아웃도어 제품 수요가 늘면서 기존 워크맨 매장도 이 제품을 판매하고, 워크맨 플러스 매장이 늘어났습니다. 원래 있던 제품도 덩달아 잘 팔렸습니다. 또 여성 고객이 급증하면서 '워크맨 여자'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인기가 급증하며 새 매장도 속속 생겨 지난달 기준 워크맨 전체 매장수는 855개로, 유니클로(820개)를 제쳤습니다. 물론 3300㎡(1000평) 넘는 크기의 매장이 많은 유니클로에 비해, 330㎡(100평) 안팎의 워크맨의 매출은 매장 규모만큼이나 적습니다. 다만 유니클로가 일본 내 매출 성장률이 1% 정도인 데 비해, 워크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입니다. 심지어 일본언론에는 유니클로 고객이 이동한다는 표현도 보입니다.
지난 3월 기준 2018회계연도에서 워크맨은 매출액 669억엔으로 한해 전보다 19.4% 커졌습니다. 올해 8월에는 매출이 59.5% 느는 등 성장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쓰치야 데츠오 워크맨 상무는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업계에선 평당 한 달에 20만엔을 팔면 성공이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에선 70만엔 매출을 올린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
회사가 주목을 받자 워크맨은 증권시장에서도 인기입니다. 일본판 코스닥인 '자스닥'에서 워크맨은 지난달 일본 맥도날드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올해만 주가가 2배 넘게 확대됐습니다.
작업복 노하우를 일반의류에 접목시킨 아이디어만큼이나 워크맨의 성공 배경에 눈길 가는 점이 또 있습니다.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재팬은 워크맨 제품의 원가율을 지목하며 호평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워크맨의 원가율은 65%로 유니클로(35%)보다 많이 높습니다. 같은 값이면 품질이 더 좋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업체는 세일을 하지 않는 대신 가격을 낮춘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9월 포에버21이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국내에선 유니클로, 데상트 등이 매출이 급감하는 등 패션업계는 최근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 한 업체의 시도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과거에 음악을 들을때 걸어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시대를 연 획기적인 브랜드도 공교롭게 소니의 워크맨(Walkman)이었습니다. 틈새를 공략하거나 생각의 틀을 깨는 시도는 음악이건 의류건 워크맨의 사례에서처럼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