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수 배려를" 요청도…아세안 '소프트 리더십' 발판

머니투데이 부산=최경민 기자 | 2019.11.27 15:52

[the300][한-아세안, 한-메콩 결산]③'매력적 선도국가' 전면에…아세안컬쳐 제안

[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26일 부산 한 호텔에서 협약식 후 악수하고 있다. 2019.11.26. since1999@newsis.com

"남성 아이돌 그룹 ‘project K’(프로젝트케이)가 한국에서 제대로 K-POP(케이팝) 연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은 26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미얀마 아이돌의 연수 여부가 정상 간 테이블까지 올라온 것이다.

수지 고문이 언급한 ‘project K’는 한국에서 열린 K-POP 커버 댄스 대회에서 수상한 뒤 미얀마에서 활동 중인 남성 아이돌이다. 미얀마에서 K-POP과 미얀마 전통 춤을 접목시켜 활동 중이다. 미얀마의 각종 국가적 행사에도 초청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수지 고문의 부탁에 "‘project K’가 잘 성장하면 한국과 미얀마 간의 문화 협력 교류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아이돌 그룹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겠다"고 화답했다.

이같은 사례에서 보듯 한류는 25~27일 부산에서 진행된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한-메콩 정상회의의 주요 화두였다. 아세안의 정상들과 관계자들은 한류를 매개로 한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음식을 두 끼 먹었다"며 "딸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의 부인 나라펀 여사는 김정숙 여사에게 "K팝, K드라마와 관련된 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K뷰티가 특히 태국에서는 굉장히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자신이 2015년 한국에서 휴가를 보냈던 것을 공개하며 "한국 문화에 매료된 관광객 중에서는 집사람과 저도 포함이 된다"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을 직접 보고, K-POP 아이돌의 콘서트를 보러 한국을 찾는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맞아 '한류'를 전면에 내세웠다. 만찬의 사회를 본 영화배우 정우성씨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가수 싸이·보아·현아·우주소녀·NCT127 등 한류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각국 정상 부인들이 김정숙 여사와 K뷰티를 직접 체험하고, 떡갈비·잡채 등 K푸드를 맛보는 오찬일정도 마련했다. 김 여사는 직접 인삼정과를 만들어와 부인들과 나눠주기도 했다.

아세안에서 우리의 소프트파워 확보를 위한 핵심 콘텐츠로 '한류'를 부각시켰다. 경제력 등 하드파워가 앞서는 중국·일본과의 경쟁을 위해 우리가 우위에 있는 소프트파워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패권이나 헤게모니가 아닌 '매력적인 선도국가'라는 리더십을 통해 아세안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이번 특별정상회의의 키워드가 '평화와 상생'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위해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을 내년부터 정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한-아세안 센터, 아시아문화전당, 아세안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쌍방향 문화교류도 추진된다. 한-아세안 영화협력 촉진을 위한 기구 설립 역시 거론되고 있다. 2020년까지 아세안과 인적교류도 1500만명 규모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문화의 조화'를 통한 '동반 번영'의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아세안의 문화는 곧 세계문화가 될 수 있다. ‘K-컬쳐’에서 ‘아세안-컬쳐’로 세계를 향해 함께 나가자"며 "한류의 시작은 아시아였다.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아시아가 먼저 공감해 주었고, 아세안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같은 문화적 정체성 위에서 아세안 문화콘텐츠의 동반자가 되겠다"며 "우리의 문화협력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만찬이 열리는 H호텔에서 진행을 맡은 배우 정우성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9.11.25.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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