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5일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만찬을 통해 "아세안의 꿈이 한국의 꿈이다. ‘하나의 공동체’를 향해 우리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지난 30년간 우리는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최적의 동반자’가 되었고 이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는 "한국은 아세안의 친구를 넘어서 아세안과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FTA(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과 함께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드는 데에도 항상 함께 하겠다. 젊은 아세안에게 한국은 믿을만한 최적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며 "아세안은 한국의 영원한 친구이며 운명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세안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함께해나갈 것"이라며 "아시아가 세계의 미래다. 상생번영의 미래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문재인 독트린'이다. 강대국의 '헤게모니 파워'가 아닌 '공존과 상생의 리더십'을 아세안에 구축해 '한국 주도 외교'를 펴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FTA 확대로 내세운 것은 '아세안 퍼스트'다. 지난해 1600억 달러였던 한-아세안 교역규모를 중국(2700억 달러)에 근접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날 양자회담을 통해 태국 EEC(동부경제회랑) 및 물산업,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서의 협력 등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상생과 포용을 위해 '새마을운동'을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도록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사람 중심의 포용적 협력이다. 사람이야말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직업기술교육 훈련(TVET) 확대 △장학사업과 고등교육사업 지원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소(V-KIST)와 같은 교육·연구기관 설립 △스타트업 공동펀드 조성 및 신남방비즈니스협력센터 개설 △글로벌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 등을 거론했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교량국가 비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등 앞으로 남아있는 고비를 잘 넘는다면, 동아시아는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이며, 동아시아 경제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을 열자"고 언급했다. '신남방정책→교량국가'로 이어지는 계획을 대한민국의 장기 전략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우리의 문화협력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될 것"이라며 "아세안과 협력해 글로벌 문화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미래세대의 상호이해와 우정을 깊게 다지는 문화교류의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26일 한-아세안 특병정상회의 1·2 세션, 업무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스타트업 서밋, 혁신성장 쇼케이스 참석 등 경제일정도 계획돼 있다.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 역시 진행된다. 늦은 오후에는 한-메콩 정상회의(27일)를 앞두고 환영만찬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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