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분양한 강남 아파트 단지, 고급스럽게 바꾸는 속내는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9.11.24 06:32

분양수익 나눠갖기 보다 재투자, 정비조합들 "상한제 이후 고급화 수요 더 커질 것"


강남 마포 등 이미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서 고급화 붐이 일고 있다.

분양수익을 배당으로 받아 세금으로 내느니 차라리 수익을 개인적으로 받지 않고 아파트를 업그레이드해 주택 가치를 높이자는 조합의 이해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분양 단지들의 고급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고급화로 차별화해 준공 후 주택가격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2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외관 조경 커뮤니티 고급화 안을 통과시켰다. 서초우성1차는 오는 2020년9월 ‘래미안 리더스원’로 거듭날 예정이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일반분양으로 얻은 분양수익초과금을 조합원들에게 배당한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수익초과금을 나눠 갖지 않고 단지에 재투자해 외관과 커뮤니티 시설 등을 더 고급스럽게 꾸미기로 한 것.

건축물분양에 관한 법 제7조 설계의 변경 등에 따르면 건축물의 면적 또는 층수의 증감 등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계 변경이 아니기에 조합원 및 일반분양자 80%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분양 후에도 이 같은 설계 변경이 가능하다. 조합의 분양수익초과금으로 설계변경이 이뤄지기에 일반분양자는 추가로 중도금과 잔금을 더 지불해야 할 필요가 없다.


올해 강남구 첫 분양단지였던 ‘디에이치 포레센트’ 일원대우재건축조합도 지난 8월 총회에서 커튼월룩 업그레이드, 문주 석재 변경 등 단지 개선안을 통과시킨 후 최근 일반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묻고 있다.

강북에서도 지난해 4월 마포구에서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를 분양한 염리3구역재개발조합에서 지난 9월 새 조합장 선거를 치르면서 고급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 단지는 같은 평형 중에서도 최대 5억원 가량 차이 나는 고무줄 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균 청약경쟁률 49.98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는 강북 대장주 중 하나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맞붙어 있는만큼 고급화를 통해 선도단지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 자재 변경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합은 2020년 3월 조합원 총회 표결에 고급화 안건을 부칠 예정이다.

김종채 염리3구역재개발조합장은 “재개발구역이다보니 고령의 조합원이 많아 당장 배당을 바라는 요구도 적지않다”면서도 “분양가 상한제로 향후 고급화 수요가 더 확대되면 배당보다 재투자가 주택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고급화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분양자와 조합 간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고급화가 아파트 가격과 직결되기에 선도단지일수록 고급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서울 집값상승으로 분양 열기가 높아 조합들의 분양수익이 예상보다 커진 데다 건설사들의 외관 업그레이드 바람이 맞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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