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없어서, 월세 밀려서…잇따르는 '생활고 비관' 참극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 2019.11.20 15:56

연이은 생활고 비관, 19일 인천서 다시 가족 3명과 딸 친구 등 숨진 채 발견…20·30대 젊은 층 자살도 증가세

사진 = 뉴스 1


최근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 12시 40분쯤 20대 아들과 10대 딸·딸의 친구 등 3명과 함께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A씨를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지인은 "살기 힘들어 세상을 떠나겠다는 메시지를 받고 A씨의 집을 방문해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숨진 A씨의 집 안에서 생활고 등을 비관하는 메모지를 발견했다.

지난 3일에는 70대 노모와 40대 딸 3명 등 모녀 4명이 서울 성북동의 다가구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기간 연체된 수도요금을 받기 위해 집을 방문했던 관리인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서 경찰에 신고했으며, 문을 열고 들어간 경찰에 의해 부패가 상단 부분 진행된 네 모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생활고로 하늘나라에 간다'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오후 70대 여성과 40대 여성 3명 등 네 모녀가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북동의 한 다가구 주택 앞. /사진 = 뉴스 1


지난 9월에는 원룸에서 같이 살던 20대 자매 두 명이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경인 아라뱃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20대 자매들은 취업을 못해 생활고에 시달렸으며, 살던 원룸의 월세도 수 개월째 밀린 것으로 드러났다. 언니(27)의 시신은 9월 21일 오전 9시 43분쯤 아라뱃길 다암교 인근서 발견됐으며, 동생의 시신은 6시간여 지난 오후 4시 27분쯤 언니의 시신 발견 장소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9월에는 대전에서 43살 이 모씨가 33살 아내와 초등학교 2학년 딸, 6살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발생했다. 이 모씨는 근처 처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 씨의 옷 속에서는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다. 특히 이 모씨의 집 앞에서는 7개월째 연체된 월 3만원대의 우윳값 고지서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근 생활고를 비관해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은 점차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 13일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자살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만 2426명에서 2018년 1만 3216명으로 증가했으며, 그 중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2017년 3111명에서 2018년 339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30대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걱정거리다. 지난 9월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5년간 자해·자살 시도 응급실 내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150여개 응급실에서 자해·자살 시도로 인한 진료 14만 1104건 중 20%에 가까운 2만 8082건이 20대의 자살 시도로 인한 진료다. 30대도 2만 5185건으로 17.8%나 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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