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약이되는 매미허물 '항파킨슨병' 효능 입증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 2019.11.20 13:40

파킨슨병 개선 효능 및 기전 규명

선퇴 추출물의 널원(Nurr1) 활성을 통한 파킨슨병 개선 모식도./자료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매미허물(선퇴)이 파킨슨병에 효능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동의보감에 기록된 동물성 약재인 선퇴(매미허물) 추출물의 파킨슨병 개선 효과와 작용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 박사 연구팀은 선퇴 추출물의 파킨슨병 억제 효과를 세포 및 동물실험으로 확인하고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산화의학과 세포수명' 10월호에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신체 떨림 및 경직, 느린 운동,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60세 이상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치료 물질을 찾고자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용곤충들에 주목했다.

그 중 경련·경직에 대한 효능이 기술된 약재인 선퇴를 선정하고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효능과 기전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것.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이하 뉴런)의 사멸로 인해 발생한다.

기존 연구에서 유전자 활성 단백질의 일종인 널원(Nurr1)의 결핍이 발생할 때 뉴런이 사멸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선퇴 추출물의 널원(Nurr1) 활성 증대 효능에 중점을 두고 실험을 수행했다.

MPTP(체내 투여 시 도파민세포만을 특징적으로 손상시켜,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성 장애를 보이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를 투여해 파킨슨병을 유도한 실험쥐에게 선퇴 추출물을 5일간 경구투여하며 개선효과를 관찰했다.


먼저 선퇴 추출물의 파킨슨병 운동장애 개선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회전봉에서 실험쥐의 움직임을 관찰, 떨어지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로타로드' 실험과 기둥위에 놓인 실험쥐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폴' 실험(빠르게 내려올수록 운동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을 수행했다.

실험결과 대조군에 비해 선퇴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의 운동기능이 로타로드 실험에서는 약 4배, 폴 실험에서는 약 2배 이상 향상됐다. 대표적 파킨슨병 치료물질인 로피니롤을 투여한 양성 대조군에 비해서도 더 나은 효능을 보였다.

또 선퇴 추출물은 파킨슨병 유발물질인 MPTP로 인해 6.47nmol/mL까지 감소된 도파민 수치를 3배 가량(17.65nmol/mL) 증가시켜 정상수준으로 회복시켰다.

박건혁 박사./사진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도파민 생성의 주요 역할을 하는 널원(Nurr1)의 양을 측정한 결과 대조군보다 실험군에서 2배 이상 생성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치료기전도 밝히고자 사이렌싱 RNA(siRNA)처리로 널원(Nurr1)의 유전자 활성 기능을 제거한 세포에서도 선퇴 추출물의 치료 효능이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널원(Nurr1)의 기능을 상실한 세포에서는 선퇴 추출물을 투여해도 치료 효능이 나타나지 않음을 밝혔다. 즉 선퇴 추출물이 널원(Nurr1)을 활성화해 파킨슨병을 개선한다는 치료기전을 확인했다.

박건혁 박사는 "파킨슨병을 포함한 뇌신경계 퇴행성 질환에 대해 곤충자원을 활용한 예방 및 치료연구를 더욱 심화·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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