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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오늘'━
18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30.7%로 집계됐다. 지난번 조사보다 2.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2%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8.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5일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만9629명과 통화를 시도해 2511명이 응답한 결과다. 5.1%의 응답률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와 개요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당은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무너져 갔다. 국정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9대 대선 패배 등을 거쳤다. 보수정당의 체면을 구겼고, 안팎으로 위기 의식이 커졌다. 이를 살리겠다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나섰지만,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인에 대해선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었다. '한국당이 잘못한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계파갈등 및 보수 분열'이라 답한 이가 53명(55.8%)으로 가장 많았고, 탄핵·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와 반성 없이 책임을 회피한 점(40명, 42.1%), 당 리더십·위기관리시스템 부재(40명, 42.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의식에 한국당 의원들도 대다수 공감하고 있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정부 여당의 실정에 기댄 반사 이익을 얻는 게 보통인데, 지금은 거꾸로 돼 있다"며 "정당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아직도 집단적으로 안개 속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건 관성의 탓이고,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는 탓"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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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중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좀비' 비판━
그런 김 의원이 18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존재 자체가 역사에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란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고, 당을 해체하잔 주장까지 했다. 몸 담은 당을 향해 이 같은 비판을 한 경우가 이례적이라, 파문이 일었다.
'쇄신론'에 응답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 출마를 포기한 뒤 험지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납득할 만한 기준만 있으면 (불출마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조건부 불출마 선언이다.
김 의원으로부터 시작된 불씨가 한국당 쇄신의 물꼬를 틀 지 주목된다. 눈길이 향하는 곳은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다.
황 대표는 김 의원의 요구에 일단 선을 그은 모양새다. 그는 18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만일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쇄신은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같은날 "당을 위한 충정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의원의 한국당에 대한 질타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며 "좀비 정치라는 말은 가슴 아픈 지적"이라 했다.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평당원의 신분으로 마지막 정치를 재개하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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