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전학했더니 새 집 한 채 생겼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 2019.11.19 13:48

[인터뷰]전학생 무상 임대주택 제공하는 전남 아산초 입주자 이영철씨 "아이들과 많은 시간 보내기 위해 결정"

전남 화순 아산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 사진 = 아산초등학교 홈페이지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전학생 주택 무상 임대'정책을 내놓은 전남 화순의 아산초등학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산초등학교의 김경순 교장은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도 사라진다'면서 새로 전학 오는 학생 2가구에게 주택을 무상제공하기로 했으며, 이같은 혜택은 전학생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주어진다.

아산초는 다음 주부터 여러 기준을 고려해 입주자를 선발할 예정이며, 그 중 1가구는 이미 입주가 결정됐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산초의 첫 입주자가 된 이영철 씨는 어떤 이유로 입주를 결정하게 됐을까.

자신을 '초등학교 2학년 쌍둥이와 6살 막내를 키우고 있는 다둥이 아빠'라고 소개한 이 씨는 화순 아산초등학교에서 40~50분 정도 걸리는 광주광역시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 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실은 집사람이 없어 아이들을 시설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시골에 살고 있는 친구가 좋은 여건이 있다면서 소개해 줬다"며 "교장선생님도 만나 뵙고,(학교를 방문하니)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화순 아산초에 대한 첫인상을 밝혔다.

이 씨는 화순 아산초의 교육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화순 아산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지만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열심히 교육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해 흡족하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이 씨에게 올해 12월~내년 1월 사이에 집이 완공될 것이라고 귀띔했으며, 이 씨는 내년 3월부터는 아이를 입학시켜야 하기에 2월에 입주할 계획이다.


이 씨는 저녁 6시에 일을 마치는데, 집에 들어가면 저녁 7~8시 정도가 돼 평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데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번 입주 전에도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시골 생활한 경험이 있다는 이 씨의 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아빠의 결정에 대찬성이다. 이 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도시에 있으면)학원을 보내는 등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중학교에만 가더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겠지만, 그 전까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 줬으면 싶다"고 말했다.

눈 내린 화순 아산초등학교. / 사진 = 김경순 아산초 교장 제공


이씨는 "겨울이 되면 출근길이 조금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면서 "광주에 직장이 있는데, 눈이라도 내리면 광주까지 출근하기가(어렵다)…그래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활발하게 클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기준에 의해 입주자로 결정됐는지'에 대해 이 씨는 "언론을 통해 관심받기 이전에 결정된 것"이라면서 "학교 측에서는 다자녀 가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결정 이유에 대해서도 "자녀 교육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했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것도 도시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나"라면서 "체육관에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운동 프로그램 같은 것도 많다고 들었는데,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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