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안 사면 나만 손해"?…FOMO가 뭐길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11.19 07:01

[월가시각] 주식 랠리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매수 심리 자극…"무역전쟁 아직 해결 안돼"


"현재 주식 랠리에서 자신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투자자들의 '소외공포'(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돈을 더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랴 페이진 월러스베스캐피탈 선임전략가)

FOMO는 사교 모임 등의 자리에 자신만 빠지는 걸 두려워 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뉴욕증시 급등의 배경엔 이런 FOMC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별다른 호재가 없어도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거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너도 나도 매수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실망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FOMO 랠리를 막진 못했다.

◇"中, '관세철회' 합의 안 했다는 트럼프에 실망"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나란히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33포인트(0.11%) 오른 2만8036.2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주말 돌파한 2만8000선에 안착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57포인트(0.05%) 상승한 3122.0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11포인트(0.11%) 오른 8549.94에 마감했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중국 정부가 대중 추가관세 철회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해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미국과 상호 추가관세 철회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다"며 "관세 철회를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중국 정부가 낙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협상 전망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했다.

또 이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구체적인 미국산 농산품 구매액을 합의문에 적시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를 놓고 양국이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와 내년 대선 등 미국 내 정치적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중국)은 (관세) 철회를 원한다"면서 "나는 아무 것에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어느 정도의 철회를 원한다. 완전한 철회는 아니다. 그들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며 "나는 지금 매우 기쁘다.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관세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측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지난 16일 미국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무역대표부)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전화 통화로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 통화에 대해 "양국의 핵심 관심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0월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 합의문에 서명하진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국내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서명 일정이 사실상 연기됐다.

슬레이트스톤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전략가는 "주식시장이 놀라운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올초 이후 무역전쟁 이슈는 아직 해결되긴 커녕 오히려 커지고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연준 의장 불러놓고 '금리인하' 압박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직접 불러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했으며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파월 연준 의장과 백악관에서 좋고 화기애애한 만남을 막 끝냈다"며 "금리, 마이너스 금리, 낮은 물가상승률, (양적)완화, 중국·유럽연합(EU)과의 무역 등 모든 것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파월 의장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금리인하를 요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회동이 백악관에서 약 30분 동안 이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회동한 것은 지난 2월 백악관 만찬 이후 처음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등 올들어 모두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경제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연준은 이번 회동과 관련, "파월 의장은 자신과 FOMC 동료들이 최대의 고용과 안정된 가격을 지원하기 위해 법에 따라 통화정책을 수립할 것이며 신중하고 객관적이고 비정치적인 분석 만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연준의 신속한 금리인하와 무역갈등의 완화 덕분에 내년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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