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마스크의 눈물, '홍콩시위' 고발사진전 열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정경훈 기자 | 2019.11.15 18:31

15~17일 서울 마포구 갤러리서 고발 사진전, 홍콩인 관람객 두려움 여전

홍콩에서 온 관광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
"혹시 중국 정부 쪽 인사들이 와서 얼굴 찍어 갈까봐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1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갤러리에서 홍콩시위의 상황을 알리는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장에는 지난 6월 이후 홍콩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이 월별로 분류돼 있었다. 전시기간은 17일까지 3일 간이다.

전시회는 한국에서 열렸지만 일부 홍콩인 관람객들의 눈빛에선 여전히 두려움이 엿보였다. 홍콩 시위대 상징인 검은 마스크나 옷을 착용하고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전시회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홍콩인 학생 50명이 주최했다. 전시회 기획에 참여한 학생 A씨(24)는 "중국·홍콩 언론이 왜곡하는 경찰의 폭력 진압과 시위대 상황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시위 상징인 '오른쪽 눈을 잃은 여성 초상화'와 시위대를 나타낸 그림이 걸려 있었다. 방문객들은 휴대전화로 그림을 찍어 친구들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입장권을 나눠주는 테이블 위로 '광복홍콩 시대혁명' '5대 요구 전부 수용' 등 시위대 요구를 담은 문구도 보였다. 홍콩 시위대 요구사안은 △송환법 철회 △경찰 강경 진압 책임자 문책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등이다.

전시에선 6월 홍콩 대행진, 7월 송환법 사망 발표 등 200여장의 사진이 걸렸다. 올해 8월 31일 밤 경찰이 열차에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8·31 사건' 사진에는 후추 가루를 뒤집어쓴 채 피 흘리는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한 방문객이 전시장에서 나가기 전 홍콩 시위에 지지의 뜻을 보내는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
전시회에선 경찰 강경 진압을 고발하는 25분짜리 영상도 상영됐다.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홍콩인 B씨(18)는 "6월부터 시위에 참여했고 상황을 직접 겪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국인들이 나를 보고 홍콩을 떠올렸으면 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며 "내일 홍콩으로 돌아가 다시 시위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전시회를 찾은 한국인 김모씨(47)는 "가까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관람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대학가에서 일어난 홍콩지지 대자보 훼손은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는 만행"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시 관람을 마친 방문자들은 대자보에 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방명록을 쓰고 홍콩지지 엽서를 받아갔다.

안내를 돕던 C씨(25)는 "영화 '1987'을 봤는데, 당시 한국이 지금 홍콩과 비슷하다"며 "그 세대를 겪은 한국 어른들은 홍콩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젊은 친구들도 더 많이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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