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도 이춘재 짓…경찰 확신한 결정적 진술 '피해자 속옷'(종합)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19.11.15 13:28

피해자 거꾸로 입혀진 속옷, 이춘재 진술 신빙성 높아…당시 수사관 등 조사 착수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 자료사진. /사진= 김창현 기자
경찰이 화성연쇄 8차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56)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사건 당시 담당 수사관과 검사 등 관련자 조사에도 착수했다.

15일 오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이춘재의 자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내용이 대부분 현장 상황과 부합한다"며 "범인만 알 수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이춘재가 "양말을 손에 끼고 맨발로 침입했다는 진술은 현장 상황과 일치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새 속옷을 입힌 사실도 자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이춘재가 "피해자의 신체 특징, 가옥 구조와 침입 경로, 시신 위치, 범행 장소 내부 상황, 새 속옷을 입힌 사실 등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사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윤모씨(52)의 주장에는 모순점이 많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윤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 속옷을 무릎까지 내린 상태에서 범행하고 다시 입혔다고 자백했으나 조사 결과 피해자는 속옷이 거꾸로 입힌 채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중학생인 피해자가 속옷을 뒤집어 입었을 가능성보다 범인에 의해 뒤집어 입혔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이춘재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춘재는 범행 당시 피해자 속옷을 벗긴 후 새 속옷으로 갈아입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이춘재를 8차 사건 피의자로 정식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부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춘재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현장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보강 조사를 더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8차 사건 수사에서 경찰의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당시 담당 수사관과 검사도 조사 진행하고 있다. 윤씨는 최모, 김모, 장모 형사 등 수사관을 지목하며 외압 때문에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8차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당시 수사관들은 범행을 다룬 사실은 있으나 윤씨가 스스로 자백했으며 국과수 결과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 폭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담당 검사에 대한 조사도 두차례 진행했지만 사건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박모양(당시 13세)이 희생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이듬해 7월 윤씨를 검거해 연쇄살인 사건과 별개로 종결처리 했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0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언론과 경찰 조사 등을 통해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주장해왔다. 윤씨는 경찰 수사 결과와 이춘재 주장을 토대로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최근 화성 연쇄살인 진범으로 지목된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해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이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함에 따라 진범 규명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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